행복도시 개발과 관련, 행복도시건설청-지역정치권ㆍ세종시가 견해차를 보이면서 자칫 행복도시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쟁이 아닌, 글로벌 명품도시 개발을 위한 컨트롤타워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호간의 다양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13일 ‘세종시의 행복도시법 개정(사무 이관) 추진에 대한 행복청 입장’을 발표하고 도시건설 업무를 맡을 기관을 정하기보다는 명품도시 건설을 위한 발전적 협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행복청은 “행복도시는 국가에서 직접 건설하는 최초의 도시로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적 도시”라며 “기존 신도시 개발에서 발생하던 지자체의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독립된 도시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복청은 연방정부에서 전담한 뒤 30여년 후 지방정부에 일부권한을 이양한 호주 캔버라를 비롯해 연방 정부에서 전담하다 180여년 후 지방정부에 권한을 이양한 미국 워싱턴 D.C. 등을 사례로 들었다.
행복청은 세종시에 현 시점에서 업무를 이관할 경우, 원스톱 행정체계가 이원화돼 일관된 도시 건설 추진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방행정시설 건립 등에 국가예산 투입의 당위성이 소멸해 국비 투입이 어렵고 자치단체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우려감을 나타냈다.
행복청은 “행복도시라는 도시 경계를 뛰어넘어 인근 지자체로 도시건설 효과를 파급해 중부권의 동반 발전을 견인하는 것이 목표”라며 “행복청과 세종시의 역할분담 및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세종시는 도시 전체의 상생발전을 위해 읍면지역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세종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발의한 행복도시법 개정안에 대해 브리핑을 통해 행복청 권한의 14개 지방사무 이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상태다.
개정안의 이유로 시민 불편해소, 자치권 보장, 자족기능 확충 등을 들었고 행복청이 자치사무에 집중하기보다는 기업이나 대학 유치 등에 힘써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처럼 행복도시 개발과 관련 행복청-지역정치권ㆍ세종시가 이견을 보이며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가의 행정기능을 한데 모은 세종시가 아직도 개발중인 가운데 중앙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엇박자 행보로 나갈 경우, 난개발이나 효율이 떨어지는 개발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세종시민은 “행복도시는 글로벌 공모를 통해 국제적 명품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데 개발 주체와 관련 양 기관, 지역정치권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자칫 행복도시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글로벌 명품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상호간 조화와 화합, 상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시행사 관계자 역시 “도시를 개발하면서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없다면 외부에서의 투자 매리트가 없을 것”이라며 “도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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