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형 개헌, 내각제, 지방분권형 등 각론 달라 진통예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정이 마비된 가운데 추후 유사사태 재발방지를 위해 권력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1인 권력독점이 불가피하고 정경유착이 쉬운 대통령중심제 폐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개헌 필요성에 방점이 찍히는데 정치권 안팎에서 이해관계 등에 따라 방법론은 서로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중심제는 절대권력자 한 명에 권력이 집중되고 임기가 보장하기 때문에 민의에 동떨어진 방향으로 국정을 펴나가도 견제가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선 자본가 등 불온 세력들이 대통령에게 접근해 이익을 취하기 쉬운데 이번 ‘최순실 게이트’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법무법인 주원 이건개 대표변호사(15대 국회의원)는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헌을 통해 대통령중심제 폐해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요즘 상황은 과연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국가를 경영할 능력과 있는지 의심스러운 역사적 시점에 와 있다”며 “개헌을 통해 새로운 정부에선 잘못된 병폐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며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을 하고 내치는 총리가 해야 한다”며 분권제 개헌을 필요성을 역설했다.
분권제는 대통령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손을 떼고 상징적 존재로만 있는 내각제와는 구분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대책위’ 위원장인 천정배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내각제를 주장하고 있다.
천 전 대표는 얼마전 가진 충남대 특강에서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식민지이다”며 “대통령이 엉망임에도 바꿀 수 없는 구조다”며 “이같은 점에서 우리가 대통령 무책임제에서 벗어나서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내각제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천 전 대표는 국회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만큼 의석을 갖도록 하는 ‘독일식 정당명부제’식 내각제를 ‘롤모델’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잠룡은 지방분권형 개헌으로 대통령중심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앙정부에 인사와 예산권을 지방에 나눠 국가균형발전을 토대로 한 권력구조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달 말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 정책 포럼에서 “권력이 중앙에 집중된 상태에서 협치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권력 분산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지방분권을 확대해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역적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는 지방 분권 자치가 확대되는 미래지향적 논의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수습과정에서 정치권은 자연스럽게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각론에선 이해관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만큼 합의안을 도출까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