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술취해 구청 하소연 전화도…‘주말도 긴장’
“상가 앞에 불법주차 차량이 차를 안 빼요. 주말에도 단속 좀 해주세요” , “아파트 옆 대로변에 고양이가 죽어 있어요. 빨리 치워주세요”, “주말 아침부터 공사장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요. 나와서 조용히 좀 시켜주시면 안 돼요?”
매주 주말 대전 5개 구청 당직실로 걸려오는 민원 전화다.
주말에도 빗발치는 민원에 당직 공무원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낮 시간 동안만 20~30통씩 걸려오는 민원 전화에 신경을 뻗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주간 당직 시간에 가장 많은 민원은 불법주정차 문제다. 상가 앞이나 아파트ㆍ주택가 곳곳에 세워둔 주정차를 단속해 달라는 민원이 많다. 구청은 주차단속 요원이 주말 근무를 하는 경우 현장 계도를 통해 차량 이동을 시키거나 관할 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식으로 민원을 응대하고 있다.
다음으로 많은 민원은 도로에 죽어 있는 동물 사체 처리나 구조 요청이다. 사체 처리의 경우 당직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 처리하고 구조 요청은 동물구조단에 연락해 구조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많은 민원은 소음 문제다. 시간에 상관없이 조용한 주말을 보내고 싶은 주민이 인근 공사장 소음이나 주택가 개 짖는 소리 등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당직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 계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는 담당 부서에 문제를 전달해 주중에 해결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민원은 야간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술에 취한 민원인이 전화를 걸어 술주정을 늘어놓는가 하면 단속 등을 이유로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낮 시간 동안 걸려오는 동물 사체처리는 새벽에도 공무원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이유다.
한 구청 공무원은 “얼마 전엔 여고생들이 고양이가 죽어 있다며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민원 전화를 걸었다”며 “직원과 현장에 나가 고양이를 처리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주말에도 열려 있는 자치구 당직실 덕분에 구민은 마음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중구 선화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주말 아침에도 인근 공사장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는데 이른 시간 구청에 전화해 민원을 넣었을 때 현장에 나가보겠다고 하는 등 친절히 응대해줘서 고마웠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