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들 “확산 없이 지나가길 고대”
천안을 비롯해 충남에서 닭과 오리를 기르는 가금류 농장들이 또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에 휩싸였다.
13일 충남도와 천안시, 가금류 농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천안 풍세면 남관리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농식품부가 검사한 결과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돼 긴급방역에 들어갔다.
AI에 감염된 철새 분변시료가 발견된 봉강천은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용정리· 남관리의 경계로 불과 500m 이내에 풍세 양계단지 6농가에서 닭 17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 인근의 반경 10㎞ 구간에는 93 농가에서 닭과 오리 300만 3000마리가 시육중이다.
이 지역은 3∼5년 주기로 AI가 발생해 농가에 큰 피해를 줬다. 최근에도 2014년 1월 AI로 51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닭과 오리의 165만 4000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풍세면은 2004년 이후 이미 5차례나 AI가 발생해 농가들은 “확산없이 지나가길” 고대하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확진되자 충남도와 천안시는 초동 방역팀을 급파해 차단막을 설치하고 생석회 살포 등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반경 500m 이내 바이러스 유입가능성이 큰 산란계 농장 등 8곳에 대해서는 임상관찰과 정밀검사를 벌였다. 오리농장 4곳에 대해서도 AI 감염 여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긴급 소독은 철새 이동경로인 봉강천을 중심으로 광역소독기 1대와 소독차량 2대가 동원됐다. 고병원성 AI 검출지역 반경 10㎞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해당 지역에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도내 철새 도래지 6곳의 소독을 주3회 이상으로 강화하고, 오는 18일까지 가금농가에 대한 방역실태를 재점검할 예정이다.
하지만, 철새 분변이 채취된 날짜가 지난달 28일로 이동제한이 7일로 제한된 닭은 시효가 이미 지났다. 14일로 돼 있는 오리도 사실상 종료된 상태로 사육농가들은 확산 없이 지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 오형수 축산산과장은 “철새 분변 시료에서 고병원성 판정이 났지만, 아직 농가에서 보고된 발병사례는 없다”며 “가금류 이동 금지와 차단방역에 주력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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