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장애인 400명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서비스
대전 서구 외곽에 거주하는 현주(43ㆍ여ㆍ가명)씨는 선천적으로 지체장애(1급)를 앓고 있다. 어렸을 땐 벽을 짚고 걷는 정도는 가능했지만 현재는 타인의 도움 없이 거동이 힘든 상태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목욕과 식사 등 현주씨를 돕는 활동보조인이 있지만 야간에는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함께 살던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다. 가족 없이 혼자 있는 밤을 싫어하는 현주씨를 위해 서구는 ‘야간순회 방문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늦은 시각 복지사가 방문해 실내 온도조절을 비롯한 배변 등을 돕는 것이다.
장애 유형과 상황에 따라 꼭 필요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는 복지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장애 등급에 따라 정해진 복지 서비스만 받을 수 있던 기존과 달리 장애인이 처한 상황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복지 내용도 변화하고 있다.
대전 서구는 지난 5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등급제 개편 2차 시범사업’ 지자체로 선정돼 6월부터 이달 말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서구 관내 등록된 장애인 중 400명을 선정해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는 혼자 사는 중증장애인이 긴급 상황 시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응급알림 장비를 설치하고 ‘응급안전알림서비스’를 관내 19명에게 지원하고 있다.
또 현주씨처럼 늦은 시간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을 위해 대상자가 호출하면 바로 방문하는 ‘야간순회방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에는 장애인 등급에 따라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늦은 시간 보조인이나 복지사의 도움은 어려웠다.
구는 또 이동이나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3개월 과정의 보행훈련도 마련했다.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구는 민간과 장애인을 연결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지난 9월 말까지 11개 단체와 개인이 선풍기, 생필품, 가구, 식료품 등을 지원했다.
서구 관계자는 “이달 말 시범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동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주민센터 사례관리팀을 통해 대상자가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범 사업은 그동안 많은 논란을 낳은 장애 등급 체계에 따른 지원 대신 맞춤형 지원을 통해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충남 천안시, 전북 완주군 등 전국 10개 지자체에서 동시에 시범 운영 중이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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