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외교역량 국민 요구 상승 주가탄력
여권행이냐 3지대냐 ‘潘 선택’에 따라 파괴력 갈릴 듯
‘최순실 게이트’로 고전 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트럼프 효과’로 반등에 성공할지 촉각이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한반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이를 무난히 조정할 수 있는 대권 주자들의 외교역량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치가 어느 때 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세계 대통령’으로 불리는 반 총장의 주가가 뛸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반 총장은 그동안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줄곧 1위를 달려오다 ‘최순실게이트’에 제동이 걸려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말 조사 때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역전을 허용 2위로 내려앉았다. 급기야 이달 둘째주 조사에선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밖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실제 모 언론사가 알앤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조사에서 23.3% 대 16.7%로 나타났다.
친박계 후보 이미지가 강했던 반 총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대선환경은 또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앞으로 북핵, 군사문제 등과 관련된 한미동맹과 대미 무역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한국이 대미 교역으로 큰돈을 벌면서도 자국의 국방 지원에 대해서는 금전적 대가를 거의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보이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경우에 따라선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일자리를 죽이는 끔찍한 협정이라며 재협상을 주장해왔다.
국방문제와 한미 FTA는 한국 정치권에서도 여야간 첨예한 갈등을 불러온 핫이슈였던 만큼 트럼프 당선은 우리나라 대선지형에도 메가톤급 여파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한반도 외교적 불확실성과 무역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여 정치권 안팎에서는 외교력과 경제 감각, 경륜을 두루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엔사무총장을 연임한 반 총장이 향후 대권레이스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반 총장의 ‘선택’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며 예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트럼프 집권이후 방위비 협상과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등이 불거지면 그동안 이를 주도해 왔던 보수진영이 불리해지기 때문에 반 총장이 여권행을 택하느냐 아니면 야권이 주도하는 제3지대에 안착하느냐에 따라 갈릴 문제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트럼프의 당선에 따라 반 총장에겐 최순실 게이트로 자신에게 불리해진 대선상황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의 선택에 따라 파괴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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