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하야 주장 등 공통분모 문재인 견제 효과도
야권의 대권잠룡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본격적인 대선레이스 점화를 앞두고 연대 가능성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예전부터 인연이 많았던 두 대선주자가 ‘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 정국 속에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는 공통분모로 뭉치기로 하면서 나오는 해석이다.
야권의 유력주자 비문(非문재인) 진영의 세력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지난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장외집회 및 비상회의체 소집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안 전 대표가 박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인연이 있는데 5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얼굴을 마주 본 것이다.
이후 안 전 대표의 정계입문에 이은 탈당으로 박 시장과 서로 당적을 달리하면서 소원해 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최근 정국 상황을 계기로 다시 연대 가능성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는 대표적 비문 주자와 박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면서 진보진영과 연대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문 전 대표보다 중도층의 확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것도 두 인사가 닮았다.
이들은 앞으로 협의체를 함께 이끌면서 심상정, 노회찬 전 대표 등이 포진한 정의당 진보진영은 물론 최근 지지율이 급등한 이재명 성남시장과도 시너지를 내면서 대선레이스 초반에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도 안 전대표와 박 시장의 공조에 주목하고 있다.
국회추천총리 문제로 새누리당에 맞서 더민주-국민의당 등 야권이 첨예한 힘겨루기를 벌이는 가운데 외부 협의체 세력이 커진다면 중심 추가 이곳으로 옮아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하야를 주장하며 광장의 ‘촛불민심’을 등에 업은 두 사람의 공조는 이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문 전 대표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지난 9일 “내치와 외치를 구분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모든 것에 손을 떼야한다”고 했지만 ‘하야’나 ‘탄핵’까지 언급하지는 않은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대가 ‘최순실 게이트’ 속에 답보 상태에 있는 자신들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은 극복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의도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공통분모가 많은 두 사람의 공조가 문 전대표 중심의 야권의 대선지형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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