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부청사 전기차 충전기 시설. |
대전시 대전청사 완속 충전기 1기, 세종청사 2기뿐
“수요자 급증보단, 전기차 운전자 불편함 해소가 먼저”
의욕적인 정책 일부 ‘수요 부족으로 인한 헛구호’ 우려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민의 반응은 냉랭하다.
9일 오전 대전정부청사 지하 주차장을 방문했다. 주차장 끝 쪽에 전기차 충전기 1기가 있었다. 대전청사 근무자 7000명이 충전기 1기를 이용한다? 텅 비어 있는 충전기는 이용자가 없는 적나라함을 보여준다.
결국 고가의 전기차 구입비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의 보급정책은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정부가 지난 8일 전기차 급속충전시설을 내년 6월까지 1915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전기차는 향후 교통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발표에 발맞춰 대전시와 정부대전청사, 세종청사 공공기관의 전기차 충전기 현황을 살펴봤다.
대전시와 대전청사에는 완속 충전기 각각 1기가 설비돼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 개인 차량용이 아닌 모두 관용차 충전용이었다. 세종청사에도 2기가 있지만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친다면 결국 일반 시민들은 사용하기 어렵다.
내년 자동차시장에는 줄줄이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고, 정부도 차량 구매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전기차 수요는 아직도,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정부나 광역단체가 의욕적으로 전기차 지원과 충전 인프라를 늘려 가고 있지만 그만큼 수요가 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한 운전자는 “환경면에서 볼 때 전기차가 훨씬 권장할만하지만, 지원금을 받아도 고가다. 또 전기차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가 모두 드러나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도 있다”며 “주변만 둘러봐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는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일반 승용차에서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적은 이유는 한마디로 ‘메리트’가 없다는 것으로 일축된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더라도 소수의 전기차 운전자들이 불편함 없이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올 1월부터 50대를 목표로 전기차 차량지원금(대당 1700만원)을 지원해왔다. 10월말까지 45대가 지원받아 목표치에 근접하게 도달한 수치다. 2017년은 200대, 2020년에는 1000대를 지원대수를 늘려간다는 방안이다.
정부의 예측대로 전기차 수요가 늘고, 확충된 충전시설을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전기차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구체적이고 세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현재 대전에는 공공충전기 3곳, 사설충전기는 5곳이 있다. 시는 연말까지 5기, 내년 4월까지 9기의 충전기를 추가로 설비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대전정부청사 지하 1층 전기차 충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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