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씨를 소환해 횡령과 광고사 강탈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9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차씨를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불러 조사했다. 차씨는 비선 실세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9월 말께 중국에 나갔다가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검찰 조사에서는 문화예술계 비리, 국정농단 의혹 등의 규명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체포영장에 적시한 횡령·공동강요 혐의를 중심으로 추궁하고, 추가 혐의 조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차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고,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그가 ‘대부’로 생각한다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앞서 7일 밤 체포돼 이날도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가담한 의혹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외에도 차씨가 최순실씨 주재로 국정을 논의한 ‘비선 모임’의 핵심멤버로 활동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도 조사대상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이날 체포 시한이 만료되는 송 전 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차씨의 구속영장도 곧 청구할 방침이다.
광고감독 출신인 차씨는 현 정부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2014년),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2015년) 등을 역임하며 문화계 유력 인사로 갑작스럽게 부상했다.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또 차씨가 2019년까지 총 7000억원대 예산이 책정된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정부 사업을 사실상 독식하고 자신이 실소유한 광고업체를 통해 대기업·공공기관 광고를 쓸어담는 등 불법·편법으로 사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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