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박 대통령 민심의 바다에 탄핵 당한 상태”
정운찬 “국정붕괴 시스템 붕괴 원인은 박 대통령”
남경필, 손학규 등 “2선 물러나야” 주장
대권을 꿈꾸는 충청 잠룡들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이들은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으로 위기에 처한 국정 수습을 위해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자진 사퇴’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9일 특강을 위해 찾은 대구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지도력을 상실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자신이 민심의 바다에 탄핵 당한 상태라고 인정하고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제안한 ‘국회 추천 국무총리’에 대해선 “대통령이 당황한 탓인지 일을 풀어나가는 순서가 많이 꼬였다”며 “전반적인 문제를 풀려면 대통령이 현 상황을 인정하고 내려놓을테니 국회지도자들이 상의해 안을 내달라고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을 내려놓을지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없이 내각을 통괄하라고 한다면 문제가 또 발생한다”며 “기존 틀 안에서 총리를 찾으라고 하면 국회 지도자들도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최근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시스템 붕괴의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얼마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보면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절차상 정당성이 없으니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과감하게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 총리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 정상화를 위해 검찰조사, 특검수용, 책임총리에 이어 거국내각까지 야당 요구대로 밥상을 차렸지만 (야당은) 오히려 한 방에 걷어찼다”며 “결국에 국민을 위한 국정정상화에는 관심 없고 정권 강탈의 속내를 드러냈다”고 야당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국민 등뒤에 숨어서 국민을 선동하는 비겁한 정치에 신물이 난다”며 “야당에 고한다. 지금이라도 국정에 책임있는 자세로 즉각 책임총리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른 여야 대선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내치 책임자인 대통령이 법무부 지휘를 받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며 “대통령은 현재 리더십이 없으니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박 대통령 자신이 이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애국심이 있다면 권한을 내려놓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국민적 요구에 따라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권한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각의 권한을 넘어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 국정원과 감사원, 군통수권, 계엄권 또는 사법부나 헌재,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재소장과 헌법재판관 등 많은 인사권 전반을 거국중립내각에 맡기고 박 대통령이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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