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60ㆍ구속)씨가 오는 19일께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 방식은 다음주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최씨 구속기한 만기일은 20일로, 검찰은 하루 전인 19일께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최씨는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원대 출연금을 강제 모금한 것으로 비롯해 롯데에 70억원대 추가 지원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 ▲ 공기업과의 업무 계약을 미끼로 돈을 편취하려 한 혐의(사기미수) 등으로 3일 구속됐다.
검찰은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개인 비리는 물론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공소장에는 구속 당시 적용된 것 외에 다른 여러 혐의가 추가될 전망이다.
검찰은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의 연결고리라는 의혹이 제기된 박근혜 대통령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르면 다음 주께 조사 여부와 방식, 시점 등이 대략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는 마치 공식 권한을 가진 결재권자처럼 청와대와 각 부처 업무 문서를 사전에 챙겨본 정황이 드러났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최씨의 태블릿PC 속 문서 200여건을 대상으로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한 결과, 이 가운데 한두 건을 제외하고 공식 문서번호가 붙기 전의 미완성본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최씨에게 유출된 것으로 판단한 문건들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북한과 비밀 접촉 내용이 담긴 인수위 자료,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이 모두 포함됐다.
검찰은 정부 각 부처와 청와대의 문서 작성자, 중간 결재자들 다수를 조사해 해당 문건들이 공식 결재 라인과 비공식 업무 협조형식으로 부속실로 넘어와 정호성(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씨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에 압수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음성 녹음 파일에는 최씨가 구체적으로 정씨에게 문서들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성 파일에는 문서 유출에 관한 대화 외에도 청와대 핵심 기밀인 수석비서관 회의 안건 등에 관한 대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최씨의 국정 개입 관여 정도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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