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인지 및 예측능력 저하 문제 지적
최근 고령 운전자들의 대형 교통사고와 사고 유발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고령자들의 운전능력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분기점 인근에서 사망자 4명 등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관광버스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끼어들기’ 차량 운전자가 70대 중반의 노인으로 밝혀졌다.
운전자 A씨는 이날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호남고속도로 쪽으로 가려다, 경부고속도로 방향 3차로로 갑작스레 진입, 뒤따르던 산악회 관광버스가 이를 피하려다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유발하게 됐다. 이번 사고와 관련, 경찰은 A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B씨(71)가 운전하는 통근버스가 창원시내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 등 통근버스 탑승자 14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다쳤다. 경찰은 B씨 부주의로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소공동 한 호텔 주차장에 진입하던 모범택시가 주변 화단을 충돌한 데 이어 주차된 고급 승용차 4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당시 75세이던 택시기사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이 영상 증거를 내놓자 본인 과실을 인정했다.
그해 3월에도 대전 동구 인동에서 C씨(85)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를 넘어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사고건수의 경우도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는 지난 2011년 1만3596건, 2012년 1만5190건, 2013년 1만7590건, 2014년 2만275건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만3063건을 차지했다. 4년 전보다 무려 70%가 늘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 등 관련 업계에서는 고령 운전자들의 상황인지 및 예측능력 저하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자들의 ‘운전능력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국들은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시간을 조절해 줄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고령자들이 운전을 하지 않으면 대중교통 이용 비용을 보전해 주는 등 지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고령자 본인들이 자각할 수 있는 교육과 검사를 병행해 운전능력을 더욱 강화해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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