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현장 경험 풍부한 박종훈 단장 선임…프런트 강화
김성근 감독과 박 단장의 소통이 중요
한화 이글스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성공 여부는 원활한 소통이다.
한화는 NC 고양본부장(육성총괄이사)을 역임한 박종훈 전 LG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한화는 박 신임 단장을 선임하면서 “김성근 감독은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박 신임 단장은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 부분을 맡아 내부 유망주 발굴과 선수단의 효율적 관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신임 단장의 선임은 예상 밖의 선택이었다. 올 시즌 내내 논란에 중심에 섰던 김 감독의 거취 문제에 관심이 쏠렸지만, 한화의 선택은 오히려 프런트의 변화를 시도했다. 감독의 권한을 축소하고, 프런트 중심의 야구로 체질개선을 선언한 것이다.
박 신임 단장은 육성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두산 2군 감독 시절 유망주 선수들을 성장시키면서 ‘화수분 야구’를 만들었고, LG 감독 시절에도 오지환, 임찬규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요하며 주축 선수로 육성했다. NC에서는 육성총괄이사를 지내며 2군 선수 육성 중심에 섰다. 한화는 현장 출신 단장을 영입해 현장과 소통하면서 장기 비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박 신임 단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대한 많은 얘기를 들어 구단의 현실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일단 김 감독도 야구인 박 신인 단장을 환영했다. 김 감독은 “야구인 출신이고, 1군 감독까지 한 단장이 와서 기대가 크다”면서 “나는 내 역할을 열심히 하면 된다. 열심히 훈련하고, 팀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화가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 지다.
김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운영하고 전력을 극대화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김 감독은 과거에도 팀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프런트와 숱한 불화를 일으키며 ‘김성근만의 야구’를 고집해 왔다. 여기에 김 감독은 내년시즌에 계약이 끝난다. 2년간의 성적 부진을 만회하려고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반면 한화가 박 신임 단장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선수 육성을 중심으로 하는 프런트야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단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은 김 감독과 박 신임 단장이 소통하며 적절한 협의를 이끌어내야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김 감독과 박 신임단장은 80년대 OB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 사제지간에서 단장과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서로 위치에서 적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박 신임 단장은 조만간 일본 미야자키로 건너가 팀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는 김 감독과 만난다. 소통의 첫 시작점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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