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내포초등학교에서 열린‘2016 충청남도 에너지절약 독서골든벨대회’에 참가한 지역 초등학생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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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비 750만원 지원 무산에 시 대회 예산 ‘0원’나몰라라
도, 에너지골든벨 ‘조기교육효과’순수도비 지원해 내년에도 개최
에너지 고갈문제 환기와 에너지지식 학습기회 제공을 위한 초등학생 대상의 ‘에너지절약 독서골든벨대회’를 두고 지역 두 광역단체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비 지원이 없으니 더 이상의 대회는 부담스럽다는 대전시와 순수 도비 개최는 물론 확대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충남도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전체 사업비라고 해봐야 2000만원이 채 들지 않는 같은 행사에 대해 인접한 지자체가 이처럼 확연하게 다른 방침을 정한 건 대회의 성격을 ‘일회성 이벤트’ 또는 ‘조기교육의 하나’로 규정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전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두차례에 걸쳐 에너지독서골든벨대회를 주최했으나 국비 삭감을 이유로 내년 3회 대회 예산을 한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독서골든벨은 국·시비 보조금(각 50%) 1500만원에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에너지공단 대전충남본부의 자부담 300만원 등 모두 1800만원이 소요된다.
보조금 중 내년도 국비가 삭감돼 나머지 절반 750만원을 미반영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국비보조 행사에 내년 국비가 중단돼 자체 시비로만 행사를 해야한다는 게 부담스럽다”며 “행사성경비 예산에 대한 시 민간심사위원회에서도 독서골든벨대회 개최를 위한 사업비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간 4조원대 예산을 주무르는 광역단체가 전체 예산 대비 0.0002%에 불과한 750만원이 ‘부담’이라 행사를 못하겠다는 얘기다.
반면 지난 7월20일 내포초교에서 ‘제1회 충청남도 에너지절약 독서골든벨대회’를 연 충남도는 내년 2회 대회 예산 배정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외연 확대까지 검토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내 23개 초교, 200여 명의 4∼6년 학생들이 사전배포된 에너지 관련 책과 상식자료를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풀이를 한다는 점에서 ‘에너지절약 조기교육’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도 관계자는 “에너지독서골든벨의 사업취지인 지역 초등학생 에너지교육 필요성에 공감해 순수 도비 1500만원과 공단 부담액 200만원으로 올해 행사를 치렀다”며 “에너지 절약 홍보 등을 위한 국비지원이 중단됐지만 이와 관계없이 내년 대회 사업비도 전액 도비로 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의 에너지독서골든벨 내년 개최가 예산 문제로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올해 대회에 참가했던 학부모들은 시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학부모 안창용씨(45)는 “교과과정을 벗어나 아이와 아이 엄마와 함께 에너지 도서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에너지절약에 대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해 줄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가 돈 몇푼 때문에 없어진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경민씨(42·여)는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고 못하고를 떠나 아이가 에너지 관련 지식을 학습하고 스스로 실생활에 접목하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아끼는 작은 습관을 만들었다”며 “말로는 에너지절약을 외치면서 어린 아이들 에너지교육에 예산을 아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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