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값 폭락에 성난 천안농민들이 수확한 벼 200t을 천안시청 주차장에 쌓아 놓고 7일 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
부여, 천안 이어 부여 논산 등 전국 확산세
충남은 농협RPC 우선지급금도 전국 최하위권
쌀값 폭락에 성난 농심이 수확기를 맞아 볏 가마 야적 투쟁으로 표출되면서 확산일로에 있다.
충남도는 예비비를 사용 등 대책을 검토 중이지만 성난 농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으로 정부차원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7일 충남도와 농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여군 농업인단체가 군청 로터리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 주변에 볏가마 110포를 야적하고 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천안농민단체협의회도 지난 6일 천안시청 앞 주차장에 수확한 벼 200t을 쌓아 놓고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서천군과 논산시 농민회 역시 8일 수확한 벼 50t과 110t을 각각 군청과 시청에 야적하고 쌀값 보장을 요구할 예정으로 볏 가마 야적시위는 충남은 물론 적국으로 확산될 기세다.
산지 쌀값 폭락은 정부가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을 지난해보다 7000원이나 낮은 4만5000원(조곡 40㎏, 1등급)으로 결정하면서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정부는 산지 쌀값이 13만 원(80㎏ 기준)대가 무너지는 등 올해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지자 뒤늦게 우선지급금을 재산정할 계획을 밝혔지만, 한 달이 되도록 구체적인 답변조차 없다.
농협도 쌀값 폭락이 예상되자 우선지급금을 낮춰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에게 심리적 공황을 안겨줬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152개 농협RPC별 우선지급금 평균가격(40㎏ 기준)은 충남 3만2667원, 충북 3만3364원에 불과했다. 충남은 그나마 경기 4만5755원, 강원 4만2560원, 전북 3만3909원, 전남 3만2136원, 경북 3만2750원, 경남 3만1178원 등과 비교하면 전국 최하위권이다.
충남도는 농민들의 시위와 농성이 이어지자 예비비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예비비를 쌀값 안정에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며 “조간만 대책을 내놓겠지만, 지방정부로는 한계”라고 중앙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과잉재고에 의한 쌀값 폭락이 올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여서 농민들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가 밝힌 지난해 기준 전국 쌀 생산량은 432만t인데 올해는 420만t이 예상되고 있다. 재고량은 200만t으로 생산량의 절반이나 된다.
안치상 천안농민단체협의회장은 “쌀값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재고미 관리부실”이라며 “그 재고미에는 수입쌀까지 포함돼 있다. 농사를 짓지 말라는 얘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내포=맹창호ㆍ천안=김한준 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