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정국 속 대선 전략 셈법 복잡해져
현안 적극적인 쓴소리..수습책도 내놓으며 존재감 드러내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면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충청 잠룡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논란 중심에 선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워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나름의 정국 수습책을 내놓으며 대선 주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 그리고 총리 내정자님께’라는 글을 통해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총리직 수락 철회를 주장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은 이미 민심의 바다에서 탄핵됐다”며 “대통령은 실질적 임기가 끝났음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의회와 협의 하겠노라 선언하라”고 밝혔다.
김 내정자에게는 “살신성인 마음으로 총리 제안을 수락하셨을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그 마음으로 총리 수락을 철회하고 현직에서 사퇴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지도부 교체와 야당과의 협조 체계 구축 ▲의회 주도로 국정 운영 계획·일정 확정 등을 정국 수습 방안으로 제시했다.
안 지사는 오는 9일 영남대에서 ‘안희정에게 청년들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 젊은층과의 스킨십 확대에도 나선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특강을 통해 자신의 시대정신인 ‘동반성장’을 강조하던 기존 행보에 더해 정국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정치·사회·종교계 원료 22명과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거국내각 구성,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공백의 조기 수습과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여야 정치권이 합의해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총리는 오는 19~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표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장 2주 후 열릴 APEC 정상회의가 (박 대통령으로는) 안 될 수밖에 없다”며 “여야 합의로 선출된 총리가 정상회의 등에도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 정우택 의원은 최순실 사태에 따른 어수선한 정국에 쓴소리를 내면서 대선 행보도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 의원은 여권에서 빗발치는 박 대통령 하야 요구에 대해 ‘진상 규명 후 2선 후퇴’를 주장하는 한편 당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원장 영입론을 펴면서 정국 논의의 중심에 서고 있다.
경제·성장 이슈 선점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성장 경제정책포럼’을 주최하고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창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측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어수선한 정국을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던 반 총장은 최순실 사태 이후 박 대통령, 새누리당과 지지율 동반 하락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반 총장이 “제3지대로 갈 수 있다”거나 “대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정치권의 관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송익준 기자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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