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항공기 엔진에 문제가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운항한 것으로 드러나 24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4일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21일 오후 중국 다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엔진에 결함이 있는 항공기 KE870편(B777-200)을 운항한 것과 관련해 심의를 받았다.
당시 해당 항공기는 인천공항에 착륙한 직후 엔진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일부 승객이 이를 목격해 국토부 등 관계 기관에 제보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엔진 내부에서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솔레노이드’라는 부품에 결함이 있어 엔진을 끈 뒤에도 엔진 내부로 연료가 흘러들어가 연기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같은 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다롄으로 갔을 때도 착륙 이후 연기가 나는 등 문제가 있었는데 정비사가 제대로 수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결함으로 인해 비행 중 엔진 내 연료 순환 등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작사인 보잉 측도 이런 결함이 있으면 운항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과징금 24억원은 운항정지 37일에 해당하는 규모다. 운항정지로 비행편이 없어질 경우 이용객들이 겪을 불편을 고려해 운항정지 대신 고액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다롄 현지에서 정비사의 미숙으로 올바른 정비가 진행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엔진 문제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운항한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운항에는 문제가 없었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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