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원도심 정책은 주거환경 개선 초점
과거 사람 이끈 건물 사라지거나 방치
대전 동구 정동 원도심 일대가 자치구의 외면 속에 빛을 잃어가고 있다.
과거 대전의 관문이자 중심으로 활기를 띠었던 곳이 쇠락했으나, 이를 살리기 위해 자치구가 내놓는 활성화 방안은 토목공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동구 안전도시국 산하 원도심사업단이 계획한 올해 업무계획 대부분이 토목공사에 국한돼 있다.
대신2구역, 대동2구역, 천동3구역, 대동3구역 등 주거환경개선 사업과 대전역복합2구역 개발 사업, 신안동길 확장ㆍ삼가로 교량 개설, 역사 증축, 판암ㆍ대성ㆍ대별지구 도시개발사업, 하소지구 일반사업단지 조성 등 5개 분야 모두에 토목공사가 포함돼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도심의 거점 지역이었던 정동 일대에 대한 사업계획은 없을 뿐더러 최근 몇년간 진행한 사업에도 토목공사를 제외한 원도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는 없다는 지적이다.
대전시와 추진하는 ‘중앙로 차 없는 거리’가 유일한 원도심 활성화 콘텐츠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부터는 실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을 비롯한 이 일대는 과거 극장이 성업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줄줄이 문을 닫았다.
지난 7월 MCV아카데미극장(동양극장 자리)이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대전천변에 잇던 신도극장은 폐업 후 수십년 동안 흉물로 방치되다 철거됐고 같은 자리에 최근 모텔이 들어섰다.
시민 조모(54)씨는 “과거의 모습을 떠올릴 수조차 없게 된 현재 모습이 아쉽다”며 “정말 정동에 필요한 게 인도 넓히고 새건물을 짓는 것인지 동구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구 원도심사업단 관계자는 “현재 원도심정책이 재개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콘텐츠 개발을 통해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방향을 주어진 부분 내에서 고민해 보겠다”며 “조직 정비와 조직원 충원도 고려 중이니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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