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통장 미발행시 혜택 제공
소비자 “은행 전산망 못 미더워”
모바일뱅킹 활성화로 종이통장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에서 신규 발행된 종이통장 계좌는 약 1807만개로 전체 계좌의 83.6%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부터 종이통장의 단계적 감축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종이통장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년 9월부터 종이통장 발급이 원칙적으로 중단되고 2020년부터는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통장 발행에 따른 비용을 내야 한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 우대와 수수료 경감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종이통장을 줄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종이통장 미발행 대상을 주요 예·적금 상품까지 확대했다. 신규 개설되는 예·적금 계좌의 90%에 해당하는 10종의 예·적금 상품에 종이 통장을 발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0월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에 종이 없는 통장 서비스를 적용했고, 올해 2월 19일부터 요구불예금 통장에까지 확대·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전용 통장 서비스’를 도입해 통장을 발급받지 않으면 우대금리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우리은행 역시 ‘위비톡예금’을 출시해 위비톡으로 보낸 메시지 건수에 따라 인터넷, 스마트뱅킹 이체수수료를 면제키로 했다.
이처럼 소비자에겐 불필요한 수수료 부담을, 은행권은 비효율적인 예산 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종이통장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종이통장 선호도가 줄지 않는 것은 은행 전산망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고경희(33·대전 대덕구)씨는 “종이통장 거래내역은 몇 십년이 지나도 보관해 꺼내볼 수 있지만, 모바일뱅킹은 한계가 있다”며 “전산시스템 해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은행들이 책임있는 태도를 보일지도 못 미덥다”고 말했다.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확산으로 종이통장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자통장을 발행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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