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출 수사, 특검 수용 의사 밝혔지만 야권 반발 여전
야당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 철회 등 압박 수위 높여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도 역대 초유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정위기는 사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진정성 없는 개인 반성문’이라고 평가절하하고,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철회 등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가겠다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박근혜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이는 한편 여당에서도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등 정국은 꼬일 대로 꼬여가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최순실 파문에 대해 다시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있다”며 검찰 수사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 수용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철회 ▲국회 추천 총리 수용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는 “국정을 붕괴시킨 뿌리가 대통령 자신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국기를 문란 시키고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개인사로 치부했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민과 함께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도 ▲내각 인선 철회 ▲여야 합의 총리 임명 ▲박 대통령 새누리당 탈당 등 후속조치가 없으면 하야·탄핵 요구에 나서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특검이든 검찰수사든 성역 없는 수사에 적극 참여하고 총리 등 내각인선을 철회한 후 탈당과 함께 여야 지도부와 처음부터 다시 의논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자리보전과 꼬리자르기에 연연한다면 당원 차원에서 하야, 탄핵의 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여야 영수회담도 야당이 전제조건을 내세우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만큼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비박계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당의 적극적인 지원사격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박 대통령과 야당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나서 갈등은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야당이 청와대와의 대화의 최우선 조건으로 김 내정자 카드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청와대가 결국 국정수습을 위해 이같은 의견을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57.2%가 ‘진정성이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병준 총리 지명자에 대한 조사에서는 45.0%가 ‘총리 지명을 철회해야한다’고 응답했다. 송익준 기자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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