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대통령 잘못 보필한 책임지겠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검찰 출석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대기업들에 거액의 기부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모두 구속됐다.
이에 따라 최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6일 새벽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미수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우선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해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안 전 수석은 영장심사에서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데 대해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 당시 최씨와 공모해 53개 대기업이 최씨가 좌지우지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여기에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과 SK, 포스코, 부영 등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최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이권 사업도 지원했다는 의혹이 있다.
또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씨에게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다수의 대외비 문서를 건넨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북한과 비밀접촉 내용이 담긴 인수위 자료,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이 포함됐다. 정 전 비서관이 문서 유출과정에 개입한 정황은 최씨가 보관·사용한 것으로 결론난 태블릿 PC가 발견되면서 포착됐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문건유출뿐만 아니라, 최씨의 청와대 왕래 등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가족회사 자금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6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본인과 부인 등이 주주인 가족회사 ‘정강’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 등으로 쓰고 회사 명의로 빌린 고급 외제 승용차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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