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시의회·국회의원 질의로 우회 압박전
23일 공동주관 토론회서 여론전 예상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시행을 두고 이달 초까지 결론을 지시했던 권선택 대전시장이 시민사회의 강력 반발에 한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시는 재정사업보다 이른 시기에 사업 완료가 가능하고 궁극에는 시민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판단, 민간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시민단체와 재충돌할 수 있는 불씨가 여전하다.
시민단체는 대전시의회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민간투자에 대한 찬반 입장을 질의 후 공개하는 등 시에 우회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권선택 시장은 지난 5일 한밭수목원에서 열린 제14회 시민과 아침동행 행사에 참여해 “시민들이 혹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민간에 위탁하면 요금이 오를 것이라 우려하는데,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오히려 시민이 보다 질좋은 수돗물을 값싸게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시민이 걱정하지 않게 계획을 마련해 올해 말까지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권 시장이 지난달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문제가 장기화하고, 쓸데없는 여론몰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 사업을 둘러싼 민영화 논란에 반감을 드러내고, 이달 초까지 사업 추진을 확정짓자는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다만, 권 시장은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정확히 말하면 민영화가 아니라 민간 위탁으로, 이것이 완성되면 시민은 더 깨끗하고 건강에도 좋은 수돗물을 마시게 된다”고 민간 투자 추진 의지도 분명히 했다.
시는 이달부터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의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물도 게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전시 만큼 시민단체의 입장도 완고하다.
시민단체는 시가 추진하려고 하는 민간 투자는 수돗물 민영화라는 입장은 견고하다. 이들은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서명운동을 통해 시의 정책을 제고시키겠다는 계획과 함께 대전시의회 및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 투자에 대한 찬반 의견을 질의하는 방식으로 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은 시의원 22명과 국회의원 7명에게 질의한 결과, 5명의 시의원과 1명의 국회의원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응답하지 않은 시의원과 국회의원들의 입장 표명을 재촉구, 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한편, 시 상수도사업본부와 대전공동행동은 오는 23일 시청 세미나실에서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를 연다. 양 측은 토론회에서 민간 투자 사업에 대한 찬반 의견 개진을 통해 저마다의 지지 여론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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