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은 최적화된 컴파운드, 미세한 홈으로 마찰력 향상시켜 제동거리 절반가량 줄여
앞바퀴나 뒷바퀴 2개만 바꾸면 한쪽만 접지력 좋아져 경로이탈 위험성 더 커질 수도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다. 장롱 깊숙이 처박아둔 두툼한 옷가지들을 꺼내입고 김장에 나서는 등 겨울채비를 시작하는 때다.
보름 남짓 후인 22일은 첫눈 온다는 소설(小雪)이니 이즈음이면 운전대 깨나 잡아봤다는 이들은 서둘러 차량 월동준비에 들어간다.
월동(越冬)이라는 말그대로 겨울을 잘 넘어가려면 '겨울용 타이어' 장착은 필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1위 타이어 기업인 한국타이어의 도움을 받아 겨울용 타이어에 대해 알아봤다.
접지력은 타이어와 노면의 밀착성을 말한다. 여름철 빗길을 달릴 때 흔히 나타나는 수막현상은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생긴 수막으로 타이어가 노면 접지력을 잃는 것이다. 이는 종종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타이어의 주성분인 고무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일반적인 사계절용 타이어는 7도 이하로 내려가면 고무가 딱딱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도로 표면과의 접지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다.
겨울용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최적화된 컴파운드를 사용해 자동차가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사계절용 타이어에 비해 타이어의 홈이 깊고 노면과 직접 접촉하는 부분인 트레드(tread) 표면에 새겨진 수많은 커프(미세한 홈)가 뛰어난 마찰효과를 주도록 설계돼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한국타이어가 눈길과 빙판길에서 제동거리를 실험한 결과 시속 40㎞로 달릴 때 겨울용 타이어의 제동거리는 18.49m로 사계절용 타이어(37.84m) 대비 두배가량 차이가 났다.
노르딕 계열은 빙판길과 눈길 저속 주행에 최적화된 겨울용 타이어다. 때문에 북유럽, 러시아, 일본 일부 지역과 같이 눈이 항상 덮여 있는 곳에서 많이 쓰인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울릉도 등 강설량이 많은 일부지역에 적합하다. 눈길과 빙판길을 '찍고' 지나갈 수 있도록 벽돌 모양의 큼직한 블록이 보이는 패턴을 가진 게 특징이다.
알파인 계열은 낮은 기온의 일반도로 고속주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초고성능 타이어와 유사한 방향성 또는 비대칭형 패턴 디자인을 보이며 노르딕 계열 타이어보다 단단한 강도를 지니고 있다.
노르딕 계열은 눈길, 빙판길에서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마른 노면에서는 알파인 계열 타이어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제설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내에선 알파인 계열의 겨울용 타이어로도 충분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바퀴 두 개만 겨울용 타이어로 바꿨다고 가정해보자. 앞바퀴의 접지력은 증가하는 반면 뒷바퀴의 접지력이 낮은 상태가 된다. 급격한 코너링 시 뒷바퀴가 원심력에 의해 차량 뒤쪽이 주행 경로를 이탈(오버스티어)할 수 있다.
반대로 뒷바퀴 두개만 겨울용 타이어로 바꿨다면 뒷바퀴 접지력은 높고 앞바퀴의 접지력은 낮다. 급격히 코너링 할 경우 차량 제어가 불가능해져 차량 앞쪽이 주행 도로 밖으로 벗어날 위험(언더스티어)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타이어가 제안하는 겨울철 안전운전 7계명=
1. 트레드 마모한계선(트레드 깊이 1.6㎜)이 넘은 타이어는 교환
2. 눈길, 빙판길에서는 저속기어로 출발하고 타이어가 공회전하지 않도록 주의
3. 언덕에서는 다 오를 때까지 저속기어를 사용하고 도중에 기어변속은 금물
4. 급발진, 급가속, 급회전, 급정지를 지양하고 정지 시 엔진브레이크 사용하기
5. 차간 거리를 여름철보다 2배 이상 유지
6. 타이어체인을 사용할 때는 타이어 규격에 적합한 것을 구동축에 장착
7. 타이어체인을 장착하고 눈길, 빙판길을 운행하는 경우 시속30㎞이하로 운행
다시 말하면 눈길이나 빙판길은 일반 노면보다 4~8배 더 미끄럽기 때문에 급가속이나 급제동은 금물이다.
출발은 물론 운행 중 가속 및 감속도 천천히 해야 한다. 바퀴자국이 있는 눈길에서는 핸들을 놓치지 않도록 꽉 쥐어야 하고 언덕길에서는 미리 저속으로 기어를 변속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제동을 할 땐 거리를 충분히 유지한 상태에서 여유 있게 하고 브레이크를 갑자기 세게 밟지 않도록 주의하자. 트레드 마모한계선(트레드 깊이 1.6mm)이 넘은 타이어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교환하거나 눈길 혹은 빙판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이어 공기압은 겨울철에 특히 수축현상으로 더 빨리 감소하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겨울엔 온도차가 심해 노면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타이어 마모가 심해져 접지력 상태를 자주 확인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폭설에 대비해 스노체인도 항상 챙겨둘 필요가 있다.
문승현 기자 heyyun@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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