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주민대책위 합의에 실패
주민 30여 명 사흘째 안희정지사 집무실복도 농성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집무실을 점거한 주민대표의 경찰 연행으로 촉발된 강정리 주민의 충남도청 농성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충남도와 강정리 주민대책위와 공동대책위는 공동실천문을 만들어 협의에 들어갔으나 일부 조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합의에 실패했다.
3일 청양군 강정리 석면광산 폐기물 피해대책위와 주민 30여 명은 이날 오후 7시 현재 충남도청 5층 안 지사의 집무실 밖 복도에서 사흘째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농성 이틀째인 지난 2일부터 이불과 음식물, 음료 등을 준비해 장기전에 돌입했다. “안 지사의 사과와 석면광산피해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허승욱 정무부지사가 주민들의 설득에 나섰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주민들은 공동실천문 제안에서 구체적 해결방안으로 4개항의 요구조건을 걸었다. 주민요구는 ‘석면광산 및 폐기물처리장의 공유재산 취득형태의 해결방안 배제’와 ‘산지복구 관련 충남도의 직접 행정대집행’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선 공동대표는 “석면광산을 사주는 공유재산 취득형태는 100억원에 가까운 국민혈세로 불법업체를 살리고 공무원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결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충남도는 수정 제안을 통해 강정리 특위의 위상을 강화해 모든 논의를 위임하자는 입장이다.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공동실천문에 특정 사안을 넣어 놓고 특위를 운영하면 오히려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며 “폭 넓은 논의구조를 위해 소위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게속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도와 합의가 불발되자 주민들은 “강정리 석면ㆍ폐기물 사태의 본질은 석면광산 터에 허가 난 중간폐기물처리업체의 무소불위 식 사업행태에 지자체장 및 해당 관료세력의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담합과 봐주기”라며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고령인 강경리 주민들은 특히 “십여 년간 겪은 석면과 폐기물 폐해를 해결해 달라고 찾아온 주민들을 안의정 지사가 경찰을 불러 제압해야 했느냐”며 노기를 가라 앉히지 않고 있다. 내포=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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