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
승방건물에 사용, 당시 승려 지위 판단 자료
3일 학술대회서 전문가와 일반에 공개
29일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서 전시
부여 왕흥사지(사적 제427호)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됐던 백제 치미를 복원해 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처음 공개된다.
치미는 동아시아 전통건축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지붕의 장식기와로, 건물의 용마루 양 끝에 올려 건물의 위엄을 높이고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하는 부재다.
부여 왕흥사지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00년부터 총 15차에 걸쳐 학술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유적으로, 특히 2007년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보물 제1767호)가 나와 큰 주목을 받았던 절터다.
장식된 막새문양과 발굴된 다른 유물을 비교해 볼 때 이번에 공개되는 치미는 왕흥사지 창건 당시(577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대 치미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백제 사비기의 기와 제작기술과 건축기술, 건축양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왕흥사지 치미는 승방터로 판단되는 건물지 남북 양끝에서 1점씩 출토됐다. 승방 건물에서 치미가 사용됐다는 점은 당시 승려들의 높은 지위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 주목된다.
치미는 3일 6~7세기 백제신라 기와의 대외교류 학술대회에서 관계전문가들과 일반에 한차례 공개되고, 29일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세계유산 백제’에 출품돼 전시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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