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수석 2일 피의자 소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긴급 체포된 가운데, 2일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최씨를 소환해 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모금 및 사유화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규명작업을 벌였다. 전날 수사팀에 합류한 첨단범죄수사 1부를 비롯해 특수본부 소속 검사 20명 안팎이 대거 가동됐다.
최씨는 전날 오후 11시 57분께 증거인멸·도망의 우려 등을 이유로 조사를 받던 중 긴급 체포됐다. 검찰의 체포 시한은 48시간이며, 이 시간 이내에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 확보상태를 이어가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를 상대로 조사할 것이 많다. 체포 시한이 끝나는 내일(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 같다”고 전했다.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일 열리며, 구속 여부도 같은 날 늦은 밤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발판 삼아 대기업들이 800억원대 자금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케 하고 기금을 딸 정유라(20)씨의 승마 훈련비로 쓰려 하는 등 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단 출범 뒤 검찰 내사를 받는 롯데그룹 등에 거액의 기부금을 강요한 정황도 있다.
검찰은 우선 재단을 통한 횡령 등 일부 혐의만 소명해 구속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미르·K스포츠 재단의 모금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2일 소환한다.
청와대 선임수석인 안 수석은 대기업들이 내놓은 거액의 기금을 토대로 설립된 미르·K스포츠 재단이 청와대와 연관돼 있으며, 기업들에 기부를 사실상 강요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핵심인물로 꼽힌다.
앞서 검찰은 재단과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기업 관계자 등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설립 및 모금과정을 확인했다. 대기업 중에는 롯데와 SK그룹 측 관계자가 참고인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두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하고도 다시 추가 출연을 요청받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내놨다가 돌려받았다. SK그룹은 K스포츠재단에서 80억원 출연 요구를 받았다가 거절했는데, 당시 명목은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이었으나 독일에 최씨가 세운 ‘비덱(Widec) 스포츠’가 운영을 맡는 구조였다는 재단 내부 관계자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도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의 연관성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이런 의혹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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