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중립성향 “나라 이 지경까지…지도부 부화뇌동” 맹공
사퇴 및 비대위전환 촉구, 거국내국도 비판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새누리당이 내홍에 빠진 가운데 충청권 의원들이 일촉즉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지도부는 당 안팎 사퇴압박으로 벼랑 끝에 몰렸고 비박 및 중립성향 등은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며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양쪽 모두 정치적 명운이 걸린 ‘한판’인데 이르면 2일 열릴 의총이 승패를 가를 중대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 가운데 성동고-고려대를 나온 정진석 원내대표(공주부여청양)가 충청출신이다.
정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었지만, 호남출신 친박계 이정현 대표(순천)와 ‘투톱’을 구성한 뒤로는 친박계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최고위원 5명 중에서도 이장우 의원(대전동구), 최연혜 의원(비례)이 충청연고다.
이 의원은 대전고와 대전대를 졸업한 재선 의원으로 충청권 대표적 친박계이며 대전여고-서울대 출신인 최 의원 역시 코레일 사장을 거쳐 친박계 지지로 금배지를 달았다.
친박 지도부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복심을 당에 전달하며 당청간 가교역할을 해왔지만, ‘최순실 게이트’ 이후 비박계로부터 총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당이 어려운데 무책임하게 배에서 뛰어내려야 되겠느냐”고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아직 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입장표명이 없지만, 사퇴 쪽보단 수습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분위기다.
충청권 친박 지도부로선 박 대통령 시정연설 때 ‘개헌 카드’가 소진된 마당에 다른 ‘반전 카드’도 마뜩찮아 당내 신뢰회복을 위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반면, 당내 충청권 비박 또는 중립성향 의원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의총소집 및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전환, 거국중립내각 비판 등 친박 지도부와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지난달 3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순실 사태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 등에도 충청권 범 비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중진 이명수 의원은 1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친박도 아니고 비박도 아닌데 지금 당은 이 얼굴(지도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결국, 시간문제로 보는 데 당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포함, 하루속히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용기 의원(대전대덕)도 “새누리당 옷을 입은 사람이라면 얼굴을 들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며 “현 지도부에는 나라가 여기까지 오는데 부화뇌동한 행동대장 역할을 한 사람도 있는데 이들이 내놓은 대책을 누가 신뢰하겠느냐”며 지도부 사퇴를 시간문제로 규정했다.
정우택 의원(청주상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립내각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하 내각이 될 게 자명하다”며 “지도부가 식물대통령으로 만들고 책임은 회피하고 권력만을 누리려는 태도에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집권여당 충청권 의원끼리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조만간 중대기로를 맞을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박계 사퇴요구에 지도부가 버티는 상황인데 빠르면 2일 의총이 소집될 것으로 보여 이때가 지나봐야 지도부 진퇴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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