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민심도 뿔났다
▲ 31일 대전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검찰 출석 모습을 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성난 민심이 온 나라를 강타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3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는 모습을 TV 등으로 지켜본 지역민들은 “최씨의 범죄사실을 낱낱히 밝혀내야 한다”면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최순실씨의 국기문란 등이 국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 최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적인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범죄사실을 명백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들끓는 민심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전시민 이모(52)씨는 “국정의 최고 운영자인 대통령이 일반인에게 휘둘렸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다”면서 “언론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만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두려움마저 든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으로까지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학생 김모(24)씨는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된 상태다. 특검으로 진실을 밝히고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문제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서는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어떤 예외도 없이 수사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총체적 국기파괴 행위와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무너뜨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자영업자 박모(43)씨는 “우선 검찰은 최씨의 국정 농단에 대해 한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 검찰이 밝혀야 할 의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 원대 기금 모금과 이들 재단의 사유화,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 등 기밀문건 사전 열람, 그리고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등이다”면서 “이런 의혹들을 제대로 규명하려면 문서의 출처인 청와대에 대한 조사 병행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임모(25ㆍ여)씨는 “뒤늦게 나타난 장본인이 용서를 구한다는데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애초 짧게 질의를 한다고 하던데 아수라장이 됐다. 뭐라고 할지 궁금하긴 했는데 시민단체가 분노한 게 국민 모두의 마음인 것 같기도 했다”고 비난을 더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지역 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내려와라 박근혜 대전시민 촛불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3시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모처에서 변호사와 검찰 출두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진 최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예정된 시간에 검찰에 출석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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