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키라 스즈키(86ㆍ일본 훗카이도대학) 교수가 31일 한남대에서 특별강연을 가졌다.
스즈키 교수는 ‘스즈키 반응’을 발명한 화학자로, 이 반응은 금속 팔라듐(Palladium)을 촉매로 이용해 보다 복잡한 분자를 합성할 때 원치 않는 부산물이 함께 만들어지는 문제를 해결해 화학자들이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
스즈키 교수는 이러한 성과로 80세가 되던 해인 2010년 미국 리처드 헤크, 일본 네기시 에이이치 교수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날 한남대 개교 60주년 기념행사로 마련된 득별강연에서는 ‘유익한 과학의 대표적인 예:유기붕소 짝지음 반응’이라는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강의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스즈키 교수와의 일문일답.
-스즈키 반응을 발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연구에 흥미를 갖고, 과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꾸준히 연구한 결과였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도 이 부분이다. 과학에 흥미를 갖고 뭔가 결과를 바라지 않고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은 노벨과학분야 수상자를 한명도 내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한국도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나 기업이 노벨상을 받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한 그런 마음가짐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연구자들도 이런 것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구를 왕성하게 한다면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 성과의 특허출원을 하지 않고, 공유하도록 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유가 있었나.
▲연구는 교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다른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하는 것이다. 또 국민들의 세금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이름으로 특허라는 결과를 취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특허출원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 없다.
또 다른 이유는 특허를 받으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한데, 당시에는 국가나 대학에서 특허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한 것도 있다.
단, 지금은 국가와 대학에서 특허출원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고, 특허를 출원해도 이익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와 대학에 돌아가고, 그 돌아간 이익이 다른 연구에 지원돼 다시 새로운 연구 결과물이 창출되기 때문에 제자들에게는 특허를 출원하도록 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과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일본은 석탄 이외에 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다. 한국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과학자 입장이지만,여러분들이 각자 길에서 세계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힘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이번 강연이 정말 의미있는 강연으로 기억될 것이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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