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사태수습 먼저” 일축, 정진석 “대통령 끌어내리려는 거냐”
여야 원내대표 회동결렬 野 내각경질 등 촉구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새누리당이 내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내 비주류 의원 수십여 명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도부와 친박계에서 불편한 심기가 감지되고 있어 집권여당이 급격히 분열되는 모양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3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철저한 진상 규명과 거국내각 구성,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나경원, 김무성, 이학재, 정병국, 주호영 등 비박계 새누리당 의원 38명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비박계 의원들은 ▲청와대 진상규명 협조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거국내각 구성 ▲당 지도부 총사퇴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최순실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새누리 국회의원들은 국정 정상화와 사태 수습을 위해 최악의 경우 당 해체까지도 각오하는 마음”이라며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비박계는 이후 이정현 대표 퇴진 등을 골자로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관한 연판장’을 작성, 동료 의원들이 이를 돌려 보고 있다. 이 연판장에는 소속 의원 60여 명이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사퇴수습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비박계의 이같은 요구를 일축했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지도부 총사퇴론’을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현 상황에서 최고위가 해체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사퇴 요구 얘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당 지도부는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으로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비박계의 요구를 거절했음에도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 및 지도부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거세 내부 균열은 갈수록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오전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전날 야당의 거국내각 거부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의장실을 나가며 10분 만에 결렬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하야정국, 탄핵정국으로 만들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거냐”며 회동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정 의장은 회동결렬 직후 “이날 회동은 초유의 국가 리더십 위기를 맞아 국민걱정 덜어드리기 위해 예산과 민생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회동을 시작도 하기 전 여당이 일방적으로 퇴장, 무산시킨 것은 매우 유감이다”고 불쾌함을 내비쳤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도 이날 제18차 긴급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국권이 파괴되고 헌정이 특정 사교에 봉헌된 지 4년이 됐다”며 “국민은 분노하며 경천동지할 국권파괴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 대통령이 직접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대여 공세수위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지역위원장 일동의 성명서에서 “청와대 비서실 검찰의 압수수색을 협조하고 국무위원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일괄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서울=강제일ㆍ황명수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