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
▲통풍은 어떤 질환인가=통풍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요산이라는 대사물질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서 관절 주위에 결정을 형성하고 이따금 극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통증의 강도가 너무도 강해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通風)이라고 불린다. 40세 이후의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며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서는 드물다. 요산의 대사 과정 중 특정 효소의 문제가 있는 경우 통풍이 잘 생길 수 있는데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다면 같은 가족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요산은 정상 세포의 핵 속에 있는 핵산(DNA) 성분인 '퓨린'이 분해되어 형성되는 최종 대사물질이다. 또한, 음식물 속에 포함된 퓨린이 분해되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형성된 요산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이때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신장을 통한 배출이 잘되지 않는 경우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고요산혈증'의 상태로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 요산 결정이 신체 조직에 쌓이게 되는데, 관절 주http://www.joongdo.co.kr:8080/image/admin/btn_article_preview.gif위에 형성되어 염증성 발작이 생기면 통풍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통풍 발작이 생긴 경우 요산 수치가 10여년 이상 높게 유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증상 있나=통풍의 증상은 짧은 시간 내에 시작되는 통풍 발작으로 오게 되는데 관절이 갑자기 붓고 심한 통증과 열감을 느끼게 되고 그 부위가 붉은 색조를 띄게 된다. 밤에 잘 생기고 손을 대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한다. 엄지발가락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발목, 팔꿈치, 무릎 관절에도 생길 수 있어 류머티스관절염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통풍 발작은 음주, 수술, 감염증, 과식, 과로, 사고로 다친 이후에 잘 오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고요산혈증이 유지되는 경우 발작의 빈도는 점차 증가하게 되고 요산 결정이 관절 주위에 덩어리를 이루어 '통풍결절'이라는 혹을 만들게 되고 관절을 손상하게 된다. 통풍 결절은 신장을 침범하여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요로 결석을 형성하기도 하며 귓바퀴를 포함한 신체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진단법=통풍의 진단은 염증이 있는 부위의 관절액을 뽑아 편광현미경을 이용해 특징적인 요산결정을 확인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그 외에 통풍 발작의 특징적인 증상과 발 부위의 침범, 혈액 검사에서의 요산 농도 증가, 단순방사선검사 나 초음파, 이중에너지컴퓨터단층촬영을 이용해서도 진단을 할 수 있다. 통풍발작의 발병 시에 혈중 요산농도가 정상인 경우가 30%에 이르므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발작 증상이 없어진 후에 추가 검사를 해봐야 한다.
▲어떤 치료법 있나=통풍의 치료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급성 통풍 발작이 오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요산 농도를 낮추는 치료인데, 알로퓨리놀, 페북소스테트 등의 약제가 있고 통풍 발작의 증상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사용해서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추고 관절주위의 결절을 녹여내고, 추가적인 결절의 형성을 막아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통풍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빈번한 통풍 발작이 오는 경우, 통풍 결절이 있는 경우는 요산 저하제의 지속적인 사용이 필요하다.
식이 요법의 효과는 제한적인데, 과체중의 경우 체중 감량은 큰 도움이 되고 과음 습관이 있다면 술을 끊거나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육류의 내장, 등푸른 생선, 멸치 등의 퓨린 함량이 많은 식품을 제한하는 것은 요산 농도를 줄이는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요산저하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엄격한 제한을 할 필요는 없다.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체중 조절과 과도한 음주의 절제로 어느 정도의 예방효과를 볼 수는 있다”며 “하지만, 통풍발작이 발생할 경우 임시변통의 염증치료만 반복하게 되면 발작이 빈번해 지고, 류머티스 관절염과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관절의 변형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또 “통풍은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절한 약물 선택과 함께 식이요법과 바람직한 생활습관으로 잘 조절될 수 있는 병”이라고 강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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