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아쉬워” …시 “반대 목소리 설득해 함께갈 것”
대전시가 ‘중앙로 차없는 거리’를 잠정 중단키로 한 가운데 축제를 즐긴 시민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탄 전야 차없는 거리에 있었던 대학생 고모(25ㆍ유성구 궁동)씨는 “여자친구와 차없는 거리를 걷다가 원도심에서 밥 먹고 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올해도 가려고 했는데 행사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니 서운하다”며 “반대하는 이유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열리는 것도 아닌데 조금씩 양보하면 안 되나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가족과 중앙로에 있던 시민 박모(38)씨도 “과거 대전의 중심이었던 중앙로를 활용해 차없는 거리를 만든 발상이 좋고 체험거리도 많아서 아이들과 나갔었다”며 “대전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반대하는 의견 때문에 중단된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30일 시에 따르면 내년 ‘중앙로 차없는 거리’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올해 10월과 12월로 계획된 차없는 거리도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이미 편성된 예산 2억 2000만원을 다음달 추경에서 감액할 예정이다.
시가 지난 5월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시민 70%가량이 행사를 계속 개최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와는 상반된다. 시의 이 같은 결정에는 차없는 거리를 반대하는 원도심 상인과 대전 중구의 목소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추후 민간주도의 포럼을 개최해 상인과 중구청, 시민단체 등과 차없는 거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타 도시 사례를 참고해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을 편성하진 않았지만, 행사 진행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추경을 통해서라도 진행할 여지는 있다 것.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호응이 좋더라도 원도심에 상주하는 상인과 자치구의 호응이 없는 상태에서 현재 갈등을 키우기 보다 이해와 합의에 중점을 두고 행사 진행 여부를 정할 방침”이라며 “차없는 거리가 재개되면 그땐 민간주도의 행사가 될 것이고 시는 검토 후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예산을 지원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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