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민법감정 맞는 사법처리 의문
여야 책임총리제 도입 등 놓고 갈등 국민 ‘혼돈’, ‘허탈’
헌정사상 초유 비선실세 국정농단 ‘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난지 일주일 째 대한민국은 참담함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순실씨가 귀국해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아직 사태 수습을 위한 실마리를 나오지 않고 있고 나라 전체가 갈팡질팡이다.
제대로 된 검찰수사와 책임총리제 도입여부 등 앞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정국상황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이다.
최씨는 30일 오전 7시 30분 영국에서 자진 귀국했다.
이어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좌절을 안겨줘서 죄송하며 앞으로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으며 몸을 추스르기 위해 하루 정도 시간을 달라”고 입장을 대신 밝혔다.
검찰은 일단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자금 유용 등 최씨 횡령혐의 규명에 주력할 방침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여부도 수사대상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무너진 국민 자존심을 바로세우기 위해선 최씨는 물론 이를 통해 이익을 얻거나 비호한 세력에 대한 엄정수사가 절실하다.
하지만, 그동안 최씨의 국정농단 기간 중 정부로부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고 해외도피 중 언론인터뷰, 조기귀국 등 일련의 과정이 짜맞춰 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어 앞으로 국민법 감정에 맞는 처벌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부 쇄신도 어떤 쪽으로 갈래를 타질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책임총리제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제도는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해임 건의권 행사 등으로 국정의 권한과 책임을 총리에게 분담케 하는 제도다.
대통령 중심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내각제적 요소를 가미, 권력 일부를 분산한다는 취지로 정치권에선 참여정부 당시 ‘실세’ 이해찬 총리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실현될는지는 분명치 않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책임총리가 청와대와 정부 여당 입맛에 맞는 인사가 맡을 수 있는 것을 경계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꾸리는 거국중립내각에 여전히 힘을 싣고 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30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이원종 비시설장을 비롯해 우병우, 안종범 수석, 문고리 3인방 등 최순실 부역자 모두 색출하여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내각 역시 총사퇴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제 구실을 못하는 사이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학 및 시민사회단체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집회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지역 74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관계자는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가 대한민국 국정운영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국민주권과 헌정질서를 유린한 행위가 개탄스럽다”며 “박 대통령은 초유의 국정농단, 국기문란에 대해 사과가 아닌 책임을 지고 즉각 하야하라”고 핏대를 세웠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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