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직 교육문화부 기자 |
대전교육청도 지난 3월 우레탄트랙이 깔린 102개교를 대상으로 유해성 검사를 실시, 64개교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교육청은 즉시 학생들이 우레탄트랙에 앉거나 파손 부위를 만지지 못하도록 접근을 차단하고, 체육활동 후에는 손씻기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할 것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이처럼 우레탄트랙에 대한 접근 자체를 차단했던 교육청이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제28회 대전교육감기 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 우레탄트랙은 지난 8월 5일 한국건자재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통보를 받은 곳이다.
검사결과가 2개월 여 전에 나왔음에도 교육청은 대회를 취소하지 않았고, 지역 144개 초ㆍ중학교 2182명(남초923, 여초 693, 남중 312, 여중 254명)의 육상선수들은 이틀간 유해물질 속에서 뛰고, 호흡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교육감기 대회라는 타이틀 때문에 설동호 교육감이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대회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도 짧은 육상복 차림의 학생들은 깔고 앉을 만한 종이박스 하나 없이 맨살을 우레탄트랙에 접촉한 채 앉아 자신의 경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마 이날은 오전부터 교육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해서 그런지 오전 10시께 ‘우레탄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으니 손을 자주 씻고, 경기를 뛰는 선수를 제외하고, 트랙 쪽으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대회 첫날에는 이러한 방송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0월 6일자 보도를 통해 학생들의 훈련장소인 한밭종합운동장에 대해 대전시가 유해물질 검사결과를 2개월 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20여일이 흘렀지만, 교육청은 여전히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시와 교육청의 불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어린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트랙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여기는 그런 것이 없어 괜찮은 줄 알았다”고 해맑게 웃었다.
학생들이 하루 빨리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도록 이번 사태는 물론, 부실급식에 따른 급식단가 인상 등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것은 지금부터라도 시와 교육청이 힘겨루기를 하지 않길 바라본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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