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대전시-교육청 불통에 학생들만 유해물질에 노출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대전시-교육청 불통에 학생들만 유해물질에 노출

  • 승인 2016-10-27 17:08
  • 신문게재 2016-10-27 7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 정성직 교육문화부 기자
▲ 정성직 교육문화부 기자
올해 초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트랙에서 납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면서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었다.

대전교육청도 지난 3월 우레탄트랙이 깔린 102개교를 대상으로 유해성 검사를 실시, 64개교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교육청은 즉시 학생들이 우레탄트랙에 앉거나 파손 부위를 만지지 못하도록 접근을 차단하고, 체육활동 후에는 손씻기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할 것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이처럼 우레탄트랙에 대한 접근 자체를 차단했던 교육청이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제28회 대전교육감기 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 우레탄트랙은 지난 8월 5일 한국건자재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통보를 받은 곳이다.

검사결과가 2개월 여 전에 나왔음에도 교육청은 대회를 취소하지 않았고, 지역 144개 초ㆍ중학교 2182명(남초923, 여초 693, 남중 312, 여중 254명)의 육상선수들은 이틀간 유해물질 속에서 뛰고, 호흡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교육감기 대회라는 타이틀 때문에 설동호 교육감이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대회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도 짧은 육상복 차림의 학생들은 깔고 앉을 만한 종이박스 하나 없이 맨살을 우레탄트랙에 접촉한 채 앉아 자신의 경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마 이날은 오전부터 교육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해서 그런지 오전 10시께 ‘우레탄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으니 손을 자주 씻고, 경기를 뛰는 선수를 제외하고, 트랙 쪽으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대회 첫날에는 이러한 방송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0월 6일자 보도를 통해 학생들의 훈련장소인 한밭종합운동장에 대해 대전시가 유해물질 검사결과를 2개월 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20여일이 흘렀지만, 교육청은 여전히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시와 교육청의 불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어린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트랙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여기는 그런 것이 없어 괜찮은 줄 알았다”고 해맑게 웃었다.

학생들이 하루 빨리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도록 이번 사태는 물론, 부실급식에 따른 급식단가 인상 등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것은 지금부터라도 시와 교육청이 힘겨루기를 하지 않길 바라본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