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A무인텔 무인정산기. |
대전지역 무인텔 우후죽순… 서비스·비용면 긍정적 평가
상당수 현금 결제로 업주 탈세의혹 제기… 감독 사각지대
#. 대전 동구 용전동의 A 무인자동숙박업소(가칭, 무인텔). 자동차에서 객실까지 업주나 종업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입장할 수 있다. 일명, ‘드라이브 인 무인텔’이라고 불린다.
객실당 독립적인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원하는 객실을 골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셔터가 자동으로 내려간다. 차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객실이 나오고, 그 앞에 설치된 무인정산기에 돈을 넣으면 문이 열린다.
업주는 “무인텔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외부 노출에서 차단된다”며 “평일 점심때나 주말에는 객실이 없어 손님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대전 도심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무인텔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생활이 보호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비행청소년과 부적절한 만남의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 무인정산기가 현금으로만 계산하게 돼 있어 탈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숙박업소는 모두 863곳이다. 이 중 무인텔은 20%대로 추정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의 이미지를 가진 여관 등이 감소하고 그 자리를 무인텔이 파고들고 있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인텔의 강점은 사생활 보호지만, 서비스와 비용면에서도 괜찮다는 평가다.
일부 무인텔은 조식을 제공하고, 대실 기준 가격은 2만원~3만원으로 일반 모텔과 별 차이가 없다. 모텔로 가던 손님들이 무인텔로 몰리면서 일부 모텔은 무인텔로 리모델링을 하기까지 한다.
무인텔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관리 감독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객실 앞에 ‘청소년 출입금지’라고 적혀 있을 뿐 제재 수단은 전혀 없다. 업주와 대면이 없는 무인텔의 성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청소년 출입을 금지하라’는 계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부분 무인정산기를 통해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금 탈루도 부추기고 있다.
중구의 B 무인텔 업주는 “손님이 원하면 카드 결제도 가능한데, 그러면 우리와(업주, 종업원) 얼굴을 마주쳐야 한다”며 “10명 중 9명은 현금으로 계산한다”고 했다.
대전국세청 관계자는 “무인텔은 현금 결제가 대부분이라 업주의 탈세를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며 “규모에 비해 세원이 적을 경우 물 사용량 등을 점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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