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건설, 옛 충남도청사 매입비 반영 뒷전 밀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행정수도 건설 등 충청권 현안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민국을 뒤덮은 믿을 수 없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정치권도 충격을 받으면서 개헌논의와 예산안심사가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여야에 따르면 최순실 특검도입, 국내송환 추진 등 이번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한 논의에 주력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회시정연설에서 화두로 던진 개헌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충청권의 염원인 행정수도는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 이전을 골자로 한다.
때문에 이를 위해선 지난 2004년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라는 점은 관습헌법’ 논리를 내세운 헌법재판소 위헌판결 족쇄를 풀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30년 만에 개헌이 추진돼 행정수도를 새 헌법에 명기할 경우 이같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며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뒤덮은 정국상황으로 정치권의 개헌논의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순실씨 의혹과 개헌 추진은 별개”라며 개헌논의 추동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시민단체와 대학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야권의 ‘선(先) 의혹규명’ 주장 목소리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 있는 옛 충남도청사 예산 확보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017년 정부 예산안에서 누락된 이 예산 800억원을 연말 국회에서 확보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난 2014년 말 ‘옛 충남도청사를 국가가 매입한다’고 명시된 도청이전특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뒤 2015년 초 공포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입 주관부처 결정과 예산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치권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전면 중단돼 장기 표류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황교안 국무총리 등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했지만, ‘최순실 게이트’ 관련 내용만 주로 언급됐을 뿐이다.
옛 충남도청사 매입비용을 활용한 충청권 지자체의 현안추진도 자연스럽게 제동이 걸린 상태다.
충남도는 옛 청사를 판돈으로 도로 및 편의시설 확충, 신도시 내 공공청사 건립 등에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입맛만 다시고 있다.
대전시 역시 충남도청 매입비를 정부로부터 받아 원도심활성화에 나서려는 계획의 조기 추진이 어려워 졌다.
옛 충남도청사 사후 활용방안 용역을 추진 중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혼란에 빠진 것도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김종 문체부 2차관이 관련논란에 휘말리면서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행정수도 건설과 옛 충남도청사 매입문제는 충청권의 핵심 현안으로 연말 정국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사안”이라며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에 가려 진행되지 못하는 있어 안타까운 상황으로 추진력 확보를 위한 충청권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