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날에 감동을 선사하는 바리톤 길경호씨의 목소리가 감미롭다.
25일 오후 2시 350여명의 학생들이 한밭대 공연장에 들어차있다. 수업을 듣기 위한 지루함 보다 잘 만들어진 인문학 콘서트 한편을 감상하러 온 눈빛이다. 3곡의 공연이 마무리되고 석좌 교수로 변신한 염홍철 전 시장의 인문학 강의가 펼쳐졌다.
염 교수의 이날 강의 주제는 ‘일과 성공에 대하여’다.
염 교수는 직업 선택의 이유와 성취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 열정과 재능을 결합시키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던져지는 물음에 대해 하나하나 답해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이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해 답해나가며 좋은 과거를 축적해 이것이 합해지면 인생”이라며 “미래는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순간순간 써나가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면 한밭대학교 예술공연장에서는 염홍철 전 시장이 강의하는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강의장소는 강의실이 아니라 공연장이다.
인생과, 직업,인문학, 독서, 예술, 리더십, 경제민주화, 행복 등 인문학적 강의가 한학기동안 펼쳐지지만 인문학 강의에 앞서 유명 예술인들의 미니 콘서트로 열리기 때문이다. 미니 콘서트지만 출연진은 화려하다.
이태리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국립오페라단장을 역임한 소프라노 한예진씨 공연을 시작으로 호른 정준우, 색소폰 박상하, 바리톤 조병주, 가야금병창 전해옥(중요무형문화재 23호)씨가 공연을 펼쳤다.
각종 콩쿨에서 1등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던 바이올린 조인상씨와 현대음악앙상블 뉴던 대표인 플루트 허정인, 대전윈드오케스트라 지휘자 트럼펜 정지석씨도 인문학 무대에 오를예정이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한밭대에서 펼치고 있는 강연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강의 방식이다.
한학기동안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수업을 펼치면서 수준높은 공연을 매주 여는 미니 콘서트를 열어 학교내에서도 명물 강의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수업 신청을 한 학생들을 제외하고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하는 이색 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공연은 공연자들이 연주곡 한곡을 부를때마다 곡의 의미와 내용도 해설해주는 방식이어서 학생들의 몰입도도 크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고, 강의 내용도 다양한 인문학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취업 준비 위주인 대학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강의 신청을 너무 잘한것 같다”고 말했다.
염홍철 전 시장은 “학생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하면서 수준높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인문학은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것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며 “실제 학생들의 반응과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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