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도 타격 불가피 대통령 방어 난색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신뢰 추락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정치지형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입지구축과 관련해 현 정부 절대권력자 후광에 적잖이 기대왔지만, 이제는 ‘친박계’라는 명찰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촉각이 곤두서는 부분은 내년 대선에서 친박계 후보 영입 1순위로 거론돼 왔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적 행보다.
반 총장은 얼마 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년 1월 귀국하면 나라 위해 어떤 역할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겠다”며 대권도전을 시사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야권의 러브콜 등으로 ‘정치적 선택’에 변수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반 총장은 여전히 ‘친박계 사람’으로 분류돼 왔다.
새누리당 충청권 모 의원은 “(반 총장이)눈여겨 보는 사람 중 한 명이고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대선레이스에서 반 총장 영입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 연설문과 정부 주요정책을 미리 받아 국정을 좌지우지 한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반 총장이 대권에 도전해도 친박계 라인은 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신뢰추락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굳이 불확실한 카드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충청권 등 친박계 의원들도 발등의 불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최순실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현 정권 비서실세를 들어본 적 없다”, “의혹만 있을 뿐 확인된 것이 뭐가 있나?”라는 식으로 대통령 방어에 주력해 왔지만, 이제는 기류변화가 불가피해 졌다.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도 국정조사와 특검실시 필요성 등이 거론되고 있는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더민주 당대표는 26일 오전 최고위원회희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이 패닉에 빠져있다”며 “대통령은 하루속히 해외에 나가 있는 최순실씨를 불러들여 철저하게 조사받게 해야 한다”며 일벌백계를 촉구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탈당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같은 거센 반발에 친박계는 그야말로 ‘멘탈붕괴’에 빠졌다.
박 대통령이 모든 비판을 감수한채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친박 진영에서도 더 이상 대통령 방어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뉘앙스가 확산되면서 안절부절이다.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는 이날 정례적으로 열리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도 소집하지 않는 등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친박계 모 의원은 “최순실씨 의혹이 불거질 때만 해도 설마했는데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했을 것이라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계파를 떠나 상당히 실망스런 부분이며 대국민 사과로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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