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여자고등학교는 '미래를 주도할 실력과 품성을 갖춘 창의인재 육성'이라는 교육이념 아래 실천 중심의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하고자 민주시민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부여여고는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생자치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자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 개개인의 자주적 생활 태도를 기르고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이미 부여여고학생회는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학교예산편성과 예산절감 운동, 성탄절 산타헌혈 행사 및 향토 사랑을 실천하는 상록수 농촌봉사활동 등 활발한 학생자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직접 민주정치를 학습하고 실천하는 부여여고 아고라토론회가 전교생의 열띤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편집자 주>
▲학생자치회 주도의 '행복데이' 운영=운산초등학교(교장 최윤이) 학생들은 매월 첫 등교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 날은 학생자치회 중심의 등교맞이 행사 '행복데이'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오전 8시. 학생자치회는 전교생 126명이 함께 사용하는 출입문 앞에 현수막을 걸고 교실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스쿨버스가 도착하고 밝은 미소를 띠며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학생자치회가 먼저 다가가 '행복한 10월'을 외치며 힘찬 하이파이브를 하고 따뜻한 떡을 건넸다.
학생들이 만드는 이 작은 이벤트로 학교는 공부하러 오는 장소뿐만 아니라 가고 싶은 곳, 즐거운 곳,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 되고 있다.
▲꿈은 키우고 끼는 살리는 학생동아리 활동=운산초는 진로교육, 방과후학교와 연계한 동아리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습노작 동아리인 '운산 꼬마 농부' 활동에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학년 동아리별로 텃밭을 정해 밭고르기, 씨 뿌리기, 모종 심기, 잡초 뽑기, 물주기, 수확하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수확한 채소를 급식 시간에 함께 먹음으로써 편식 습관을 개선하고 농사의 소중함을 아는 기회가 됐다.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재배한 채소를 가정으로 가져가 스스로 저녁상을 차려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기를 실천함으로써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교육에 동참하고 있다.
▲문화예술 동아리 '운산 꼬마 예술가'=운산초는 특색교육인 악기품제, 방과후학교, 지역사회 강사 초빙 수업과 연계해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에 전교생을 참여토록 하고 있다.오카리나, 우쿨렐레, 바이올린, 난타, 동요, 회화, 공예, 디자인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우고 있다.
매월 첫 월요일에는 학생자치회 주도의 '꿈 자람 발표대회'가 열려 동아리 학생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긍정적 자아존중감과 문화적 감수성을 형성하고 여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생활습관을 정착해 나가고 있다.
▲건강체육 동아리 '운산 스포츠 스타'=건강품제, 스포츠클럽, 아침줄넘기 활동, 방과후학교와 연계한 체육 동아리에도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줄넘기, 축구, 피구, 뉴스포츠, 육상, 수영, 전래놀이, S-보드타기 등 학생들의 흥미도를 반영한 체육부문 자율동아리 활성화가 실현되고 있다.
체육 동아리 활동은 건전한 교우관계의 형성과 상호간의 의사소통능력, 협동심, 자신감 회복 등의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봉사인성 동아리 '희봉이'=희망을 주는 봉사둥이의 줄임말로 작은 일부터 소중하게 여기는 소박한 봉사활동을 실천함으로써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희봉이는 학생자치회, 청소년단체, 4-H 등의 소동아리로 구성돼 있으며 각종 캠페인(학교폭력예방, 교통안전, 생명존중, 인성교육주간, 욕설없는주간), 학교 환경 정화 활동, 학교 행사 지원, 또래상담, 사랑의 의형제 활동, 생활안전지킴이, 전교학생회 등의 활동을 통해 학년 간 어울림이 있는 자발적 봉사활동을 실천함으로써 학교폭력, 안전사고 ZERO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고라 토론회 운영 개요=부여여자고등학교(교장 박진상) 아고라 토론회는 학생들이 교내외 생활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논제를 선택해 전교생이 한자리에 참여하는 토론회이다.
교내 학생회자치활동의 활성화는 물론,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아고라 토론회는 학생회에서 주최하고 학생회 아고라 운영부에서 주관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도출된 결론은 학생회장이 직접 학교장에게 전달해 학교운영에 반영하고, 학술적인 논제는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자판기 이용에 따른 각종 쓰레기 양 증가와 학교급식 잔반의 증가 등을 염려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야 했다.
이에 지난 5월 전교생은 강당에 모여 '학교의 자판기를 없애야 한다'를 주제로 찬성 측과 반대 측 각각 6명이 기초발표(입론), 상호 질의응답, 자유토론, 최후발언, 참석자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했다.
토론회 결과, 교내 자판기를 계속 운영하자는 찬성 측 의견이 우세해 학생회는 이 의견을 학교에 전달했고, 학교장은 이를 받아들여 자판기는 예전과 같이 운영하고 있다.
제2회 아고라토론회는 좀 더 학술적인 내용으로 심도 있게 진행했다.
부여군 부소산에는 전설로 내려오는 삼천궁녀를 추모하기 위한 궁녀사라는 사당이 있고, 실제로 매년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기간 중 부여여고 학생 80여 명은 이 행사에 궁녀 역할로 참가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매년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과연 마땅한가를 학술적으로 토론하기 위해 '삼천궁녀 추모행사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지난 7월 12일 제2회 아고라토론회를 개최했다.
찬성측은 삼천궁녀의 이야기가 삼국유사와 조선역사서인 동사강목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으며, 신라와는 다른 독자성을 유지하기 위해 백마강에서 숨진 삼천궁녀의 넋을 기리는 행사라는 점, 백제를 기리는 부여만의 문화행사로 문화·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역사서 근거의 빈약성과, 역사의 승자인 신라 중심의 기록으로 의자왕을 방탕하고 무능하게 묘사하면서 삼천궁녀의 존재는 왜곡된 부분이라는 점을 근거로 역사적 가치와 의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역사적 사실을 넘어 스스로 역사를 탐구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었고, 역사의 이면을 바라보면서 역사관 또한 확장할 수 있었다.
▲아고라 토론회의 전망=부여여고 아고라토론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토론의 깊이와 참여 열기가 커지고 있다.
제3차 토론회를 준비하기 위해 전교생의 관심사인 야간 자기 주도적 학습에 관한 1차 사전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고라 토론회 활동은 학교 안팎의 주요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 및 학교 내 활기찬 토론문화를 조성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의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접 민주정치를 학습하고 실천하는 경험의 장으로 크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도움말=충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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