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분원 유치하고자 공동연구실 전액 시비 지원
지역의 과학기술 연구역량을 강화하고자 영남권 정치인과 지자체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 반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끼고 있는 대전ㆍ충청 정치권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12일 경주 대지진 발생에 따라, 대구ㆍ경북 정치인들은 지진 관련 연구기관에 대한 요구를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경북 포항에는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하 분원 ‘포항지질자원연구실증센터’가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있는 ‘지진연구센터’를 포항분원으로 옮기자는 포항시의 요구는 꾸준하다.
지난 5일 지질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시 북구)은 “지질연 지진연구센터를 포항 분원인 포항센터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11일 신중호 지질연 원장을 만나 “지진연구센터를 포항으로 이전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또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 21일 동남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같이 대구ㆍ경북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진 관련 연구센터 유치를 위해 꾸준한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다른 연구기관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분원 설치를 위해 약 4∼5년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012년 ETRI와 ‘영화영상ㆍIT융복합산업 육성 협약’을 맺는 것으로 시작해 이듬해엔 ‘ETRI-부산 공동연구실’을 설치를 하는 등 ETRI의 마음을 끌고자 노력 중이다.
공동연구실에는 거액의 시비를 투입해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ETRI 부산 분원 유치를 독려했다.
그러나 최근 이뤄진 ‘ETRI 부산센터’와 ‘ETRI 울산센터’ 설립 타당성 조사 결과, 두 지역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자체 차원에서의 노력은 계속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 내달 18일까지, 후속 자료를 보완해 센터 설립에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ETRI 연구자들은 지자체에서 연구환경과 연구비를 제공해 주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영남권 정치인과 지자체의 꾸준한 ‘어필(appeal)’에 비춰 대전ㆍ충청권은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덕특구 한 관계자는 “어느 지역이든 간 출연연 연구자들은 자신들에게 좋은 연구 환경과 연구비를 지원해 주는 지역에서 연구하기를 원한다”면서 “지금까지는 대덕특구가 전국 최고 과학기술 연구역량 결집지인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자체와 정치인들이 특구 연구자들에 대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으면, 특구의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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