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압수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의 부당이득금과 범행도구들./충남경찰청 제공. |
프로그래머 출신 총책 구속되는 사이 관리 업무 맡던 형은 달아나
1300억 원 상당의 베팅을 유도해 150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스포츠 도박 사이트 3곳의 운영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중 최대 규모 도박 사이트의 총책은 형제였는데, 프로그래머 출신 동생이 구속되는 사이 형은 달아났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 24명을 붙잡아 김모(36·전직 프로그래머)씨 등 14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3월부터 최근까지 미국과 중국, 베트남, 일본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온라인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하는 수법으로 3곳의 도박 사이트를 각각 운영해 모두 15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빼돌린 돈은 모두 현금 인출하거나 불법 환치기하는 등의 수법으로 세탁해 숨겼다.
일당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수십 개의 해외 도메인을 번갈아 사용했으며, 대포통장 227개와 대포폰, 위챗과 스카이프 등의 외국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해 범행했다.
기존 문자 메시지로만 하던 회원 모집은 여성 텔레마케터 4명을 고용해 1대 1 전화 설득 방식으로 진화시켰다.
여성들의 안내에 꼬임을 당한 도박 참가자들은 1만 9000여 명에 달했다.
각 일당들은 도박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승률이 높은 참가자는 강제퇴장 시키는 수법으로 자신들의 이익은 극대화 하면서 참가자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승률이 낮은 참가자 A(33·자영업)씨는 무려 5억 7000만 원 상당을 베팅하기도 했다.
일당 중엔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중국으로 건너간 친형제도 있었다.
동생 김씨(36)는 전직 프로그래머 및 서버 관리자로 이번 범행에서 총책 역할을 하며 3곳 중 최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120억 원 상당의 돈을 빼돌리다가 철창신세를 지고 말았다.
그러나 중국 사이트 운영 본사 관리 업무를 맡던 형은 그 사이 혼자 달아났다.
이들의 부당이득금과 장부 등을 압수한 경찰은 달아난 형 김씨를 포함해 도박 사이트 운영자 및 직원 8명을 인터폴 수배하는 등 국제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류근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한 번 적발된 도박장 운영자와 참가자들은 재범 확률이 높은 만큼 관련 단속을 강화해 끝까지 추적, 죗값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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