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슬그머니 사라진 국립대 학장 직선제에 대한 부활 목소리가 일고 있다.
‘자신의 반 반장을 교장선생님이 뽑는 꼴’로 전락해버린 국립대 학장 선출방식을 놓고 부작용이 속속 나오면서 공정성 확보를 위한 대안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총선직선제를 간선제로 전환하고, 무순위로 후보자를 받아 교육부 구미에 맞춰 국립대학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 대학내에서 고스란히 학장선거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부터 지역의 충남대와 공주대는 단과대학별로 직선제로 실시하던 학장선거를 폐지하고, 임명제로 바꿨다.
학장선거 방식은 단과대별로 학장 후보자를 공모하고 신청을 받으면, 응모자에 대해 ‘학장후보자내부공모위원회’를 통해 선발한다.
위원회에서 심사결과를 총장이 참고하도록 돼 있을 뿐 응모자 중 적임자가 없을 경우 총장이 학장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임명제’와 다름 없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얼마전 충남대의 경우 예술대학 학장 선거에서 후보자간 임용 방식에 문제제기를 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등 논란이 된 바 있다.
충남대는 오는 12월 말 수의과대학과 사범대학이, 1월말은 공과대학과 간호대, 생명시스템과학대가, 2월 3일 약대학장의 임기가 각각 만료된다.
임기 만료 1개월 이전에 차기 학장을 선발하는 만큼 오는 11월이면 본격적인 학장 선출이 있을 전망이다.
현행 학장 선출규정에 대해 교수회는 단과대학 학장 임명과정에 정작 단과대 교수들의 의견수렴 과정이 전혀 없고, 공모위원회의 구성이 총장이 임명하는 2인, 단과대 선임 5인, 총장위촉 외부인원 1명 등 본부측 위원이 9명중 4명에 이르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또 총장이 위원회의 심사결과를 존중하지 않고 단지 참고하도록 돼있어 자칫 공모위원회 심사 결과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충남대 교수회의 경우 대학측에 단과대학 교수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규정 개정을 요구한 상태다.
현행 교육부는 국립대 총장 선출 과정도 이같이 하고 있다. 학내에서 간선제로 선발된 후보자들을 무순위로 추천해 교육부가 최종 지명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각 대학별 논란과 반발이 심각한 상태다.
지역 국립대 A 교수는 “총장직선제가 간선제로 바뀌면서 학내의 단과대 학장도 총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 상황”이라며 “해당 단과대학 교수들의 의견 반영이 전혀 없는 학장 선출은 민주주의의 후퇴가 아닐 수 없다.최고의 지성이라는 상아탑에서는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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