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안희정 정치적 이해관계에 주목
KTX 세종역 신설논란이 충청권 현안으로 부각된 가운데 충남도와 충남도의회의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KTX 세종역 신설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KTX 공주역과 오송역 사이에 세종역이 신설되면 지나치게 짧은 구간으로 이용객 감소로 직격탄을 주장했다. 충북도와 공동으로 집단반발도 예고했다.
하지만, 충남도는 세종역 신설이 공주역의 역세권 개발을 가로막고 이용객 감소 등 부작용에 동의하면서 대응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도는 정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 중인 만큼 ‘찬반’ 의견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의장께서 앞장서서 지역의 이해관계와 경제 및 교통문제를 고려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감사하다”며 “다만, 행정적 입장은 조금 다르다. 아직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두고 ‘찬반’을 정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어 “고속철은 국가 기간 철도망이기 때문에 역 신설 여부는 정부가 충분히 검토할 문제”라며 “(세종역 설치에)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찬반언급은 적절하지 않다”고 재차 설명했다.
충남도 입장에 대해서는 “세종역 검토 때 BRT신설과 연계도로망 확충 등 보완을 충분히 할 필요가 있다”며 “세종역 설치를 전제로 하지 않고 정책검토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역이 부정적이라는 총론에는 도와 도의회가 함께 동의하지만, 대응방안이라는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온도 차가 크다. 충남도의 사실상 입장유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이해찬 국회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선거공약으로 KTX 세종역을 제시하고 20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로 상임위를 선택한 이 의원이 친노좌장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대권행보에 나선 안 지사가 대놓고 반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와는 달리 안희정 지사가 세종역 관련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도 이를 부채질 하고 있다.
충남도는 이 같은 관측을 ‘어처구니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허 정무부지사는 “이 의원과 안 지사의 당이 같다든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행정부가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는 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건 분명히 아니다”며 “많은 정치인의 정치적 이슈와 행정적 검토와 반응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세종역 신설을 골자로 ‘철도 선로용량 확충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
내포=맹창호 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