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을 제시한데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빠져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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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국회연설 비판하며 글 올려
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을 제시한 데 대해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빠져달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개헌 논의에 대한 나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헌법 개정 논의를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하지 말라.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 협조자의 위치에 서달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정당과 의회의 지도자들이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며 “현실 정파의 이해득실을 뛰어넘는 국민적 논의, 검증, 실천 과정을 분명히 하자. 졸속 개헌을 막고 국민에 의한 국민의 헌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안 지사는 “충분한 논의 시간을 확보하고 새 헌법 시행 시점을 정하자”며 “개헌 논의기구를 발족시키고, 헌법 개정 추진 절차를 규정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치의 폐단도 강하게 비판하며 “개정 전까지 있는 헌법만이라도 제대로 지키자”고 호소했다. 안 지사는 “지금 같은 낡은 정치로는 새 헌법도 곧 또 바꾸자고 할 것이 분명하다”며 “스스로 뽑은 원내대표를 대통령 말 한마디에 내치거나 똑같은 사안에 여와 야일 때 입장이 180도 뒤바뀌는 현 의회 정당 정치로는 새 헌법도 곧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지사는 이어 추신(PS) 형식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인용하고는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안 지사는 “87년 헌법이 민주주의 단일 가치가 주를 이뤄서 지금과 맞지 않아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무슨 말이냐”라고 반문한 뒤 “민주공화국의 헌법은 민주주의 철학과 가치에 기초하는 것이다. 독재주의라도 병기하자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30년전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당연히 다르지만 민주주의 가치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바뀌어서도 안 된다”며 “청와대와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러한 인식에 할 말을 잃었다.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서 빠져달라고 말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며 박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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