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주자들 5년 단임제 폐해 인정
개헌 필요성에 공감..권력구조 놓고선 입장 엇갈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개헌 카드’를 꺼내들면서 대권 잠룡들의 ‘개헌 플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대권 주자들은 5년 단임제의 폐해를 인정하며 개헌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권력구조를 놓고선 분권형 대통령제, 4년 중임제, 내각제 등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014년 10월 방중에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검토해야 한다”며 일찍이 개헌 주장에 앞장서왔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이 외교·통일·국방 등 외치(外治)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내치(內治)를 관장하는 이원집정부제가 중심이 되는 개헌을 원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면서 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대통령 직선 내각제’를 선호하는 입장이다. 권력 분산을 위해 현 체제에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자는 게 주된 내용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협치형 대통령제’를 주장한다. 이원집정부제와 비슷하지만 대통령이 내각을 구상하되 제1당에 총리직을 주고 장관은 의석 수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4년 중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4년 중임제 개헌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해왔다.
유 전 원내대표와 오 전 서울시장은 ‘안정적인 리더십’과 ‘정책의 연속성’ 등을 4년 중임제 개헌의 이유로 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중앙과 지방의 권력 분산을 중심으로 한 분권형 개헌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은 남 경기지사와 함께 ‘행정수도 이전론’도 제기한 상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권력구조 중심보다 국민 기본권을 확대하는 방향의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되더라도 나라를 끌고 나갈 수가 없다.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 정가 관계자는 “대권 주자들 사이에서 87년 체제를 개혁하자는데 공감대가 모아진 상황이지만 개헌 방향을 놓고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앞으로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서 잠룡들의 개헌론 경쟁도 불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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