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책임, 예산확보 등 각론 놓고선 여야 발톱
지역 국회의원 7명 국회서 간담회
정부사과, 투명행정, 이전계획 등 촉구
대전 정치권이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용후핵연료 보관에 따른 원자력안전대책 공동 추진에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여야 당파별로 정부책임, 예산확보 등 각론에 대해선 견해차를 보여 향후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장우(새누리·동구), 이은권(새누리·중구), 박병석(더민주·서갑), 박범계(더민주·서을), 조승래(더민주·유성갑), 이상민(더민주·유성을), 정용기(새누리·대덕) 등 대전지역 국회의원 7명은 2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원자력안전 종합대책 관련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 의원들은 대덕특구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추후 정부대책의 조속한 마련과 투명한 행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대규모 방폐물이 보관된 원자력연구원 반경 2㎞ 내에만 민간인 3만 8000명이 거주하고 있어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대전에 보관 중인 방폐물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사과 및 맹성촉구 ▲방폐물 보관량 및 위험도 정보공개 ▲이전계획 및 안전종합대책 마련 ▲초당적 협력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지역 정치권이 이처럼 손을 맞잡았지만, 일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새누리 이은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측이 초안을 작성한 성명서를 두고 “정부의 사과 내용이 들어가 있는 데 어느 선까지 말하는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당 이장우 의원도 “(사용후핵연료 문제는)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라 정부, 지자체,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며 의견을 보탰다.
이에 대해 더민주 이상민 의원은 “이 문제는 최근이 아닌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된 것으로 역대 정부라고 보면 된다”고 맞받았다.
언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더민주 박병석 의원은 “나중에 얘기하자”며 황급히 진화했다.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는 발톱을 세웠다.
이번에는 야당 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여당이 속도조절을 하는 뉘앙스였다.
더민주 박범계 의원이 “성명서 3항에 예산확보 촉구 내용을 넣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하자 이은권 의원이 뜯어말렸다.
이 의원은 “(야당이 시장인)대전시에서 낸 자료를 보면 방폐장 수준의 예산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저장소를 하자는 것과 다름없는 얘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토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다른 여야 의원들이 나서 원자력안전대책을 촉구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키로 하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대전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현안 해결을 위한 첫 번째 만남에서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안에는 사용후핵연료 1699개(3.3t)를 보관 중이다.
이 가운데 309개는 손상 핵연료로, 1988년부터 2010년까지 7차례에 걸쳐 부산 고리원전·전남 영광 한빛원전·경북 울진 한울원전 등에서 옮겨진 바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타고난 뒤 핵폐기물로 방사능 세기가 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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