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작가(논산)와 박진성 시인(세종·옛 충남 연기군) 등 지역 대표 문인들의 성추행 논란에 지역 문단계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범신 작가는 트위터를 통해 한 차례 사과의 뜻을 내놓기도 했으나, ‘진실성이 없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지자 이틀 만에 다시 내용을 수정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23일 오전 트위터에 “내 일로 인해~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하고 싶어요”라며 “더 이상의 논란으로 또 다른분이 상처받는 일 없길 바래요. 내 가족~날 사랑해준 독자들께도 사과드려요”라고 했다.
당초 박 작가는 성희롱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1일 “스탕달이 그랬듯 ‘살았고 썼고 사랑하고’ 살았어요.. 오래 살아남은 것이 오욕~ 죄일지도.. 누군가 맘 상처 받았다면 나이 든 내 죄겠지요. 미안해요~”라는 사과문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비난을 받은바 있다.
문학 지망생을 상대로 한 상습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박진성(38) 시인은 논란 사흘 만에 사과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2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통해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부적절한 언행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라며 “올해 예정돼 있던 산문집과 내후년에 출간 계획으로 작업하고 있는 시집 모두를 철회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지역 출신 대표 문인이 추문으로 잇따라 구설에 오르자 문단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박범신 작가는 현재 문학계에서도 가장 이름이 잘 알려진 지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모태가 된 지역 곳곳을 시민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자주 갖는 등 소통도 활발하게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한 대학이 현존작가 처음으로 작가의 삶과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박범신 문학콘텐츠연구소’를 개소하기도 했었다.
박진성 시인도 대전에서 미술과 융합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표 문인으로 촉망받는 시인이자 예술인으로 꼽혀왔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지역에 거점을 두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하던 이들이어서 이번 일로 인한 충격은 더 크다”며 “사실 관계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테지만, 문단에서도 자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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