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폐기물 보관 사실 사전에 알고 원안위에 특별점검 요청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전지역원자력안전협의회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한 특별점검과 3자검증을 거듭 요청했다.
소통을 위한 기구인 지역 원자력안전협의회의는 대전에 고준위 방폐물이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요구를 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점검이나 검증을 미루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말 원자력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대전에 고준위 방폐물이 보관 중인 사실을 처음 접했다. 원자력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핵연료재처리 실험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질의 중 핵연료봉을 반입하는 과정이 위험하지 않냐는 질의에 이미 대전에서 보관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온 것.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윈회에 정보를 요구해 대전에 고준위핵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봉 등 1699개가 보관 중인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원자력안전협의회와 소속 시민단체, 대전시는 실험 안전성에 대한 특별점검과 3자검증을 요구했다. 시는 지난 8월 원안위에 사용후 핵연료 실험으로 주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으니 안전검증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지역주민 추천 전문가로 점검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점검을 진행할 것처럼 했지만 3자검증 추천전문가 선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더니 지난달 21일 열린 제6회 협의회의에서 진행 중인 사항이 없다는 것을 알려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역 원자력안전협의회와 시민단체는 지역에서 추천한 전문가를 동수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자력안전협의회 소속 위원인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은 “원자력연구원에서 어떤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지 향후 안전대책이 있는지에 대해 계속해 요구하고 있지만 원안위 규제 담당은 지역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특별점검과 3자검증을 촉구했다.
대전시 비상대비과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방폐물 이전 요구와 정보공개 요청을 계속하고 있으며 특별점검과 3자검증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일 권선택 대전시장을 비롯해 5개구 기초단체장도 ‘대전의 원자력 안전을 위한 성명’을 통해 “원자력 안전에 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향후 제3전문가가 참여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특별점검을 실시 검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원자력 안전관리를 맡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구인 원자력안전협의회는 지역민의 안전을 위한 소통기구로 지난해 7월 신설됐으며 주민대표, 전문가, 지자체 의원 및 공무원과 원안위ㆍ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담당자 등 17명으로 구성됐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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