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털고가자’는 분위기
정권 차원 문제 부담 없애기 위한 의도로 풀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비선(秘線) 실세’ 논란을 빚고 있는 최순실에 대한 불편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야당의 ‘최순실 게이트’ 공세에도 말을 아끼던 모습과 달리 원내지도부는 물론 친박계에서도 최씨를 향해 공개적으로 비난에 나섰다.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최순실씨의 각종 의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주목할 점은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이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최씨 딸이 국제승마연맹에 아버지를 박 대통령 보좌관으로 소개한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최순실씨가) 이렇게 호가호위하고 다니고 그러니까 그 딸도 저러고 있다”며 “정말 최순실씨를 고발하고 싶은 심정으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이 ‘우순실’(우병우-최순실)의 보호자인 듯 잘못 비치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초반 파행까지 불사하며 최순실씨 의혹 관련 증인 출석을 철벽 방어했던 새누리당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금까지 비박계에서만 목소리가 나오는 수준이었지만 친박계 핵심은 물론 원내지도부까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운영위원장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우 수석의 불출석에 대해 “고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책임을 묻는 조치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야는 우 서석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이같은 여당의 변화는 “최순실 문제를 지금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칫 차기 정부에서 문제가 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퍼지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 역시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불법 행위 엄정 처벌” 방침을 밝힌 만큼 여권에서 적극적인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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