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와 더불어 중부권 안개 다발지역으로 꼽히면서 초행길 안전 주의
취약구간 교통사고 건수가 전년대비 39.2% 증가 대책 마련 시급
한 달 전 대전에서 세종으로 출ㆍ퇴근을 시작한 직장인 김 모 씨는 운행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대전~세종간 BRT 도로를 타고 출근하던 중 둔곡 1터널을 지난 후 얼마 가지 않아 짙은 안개를 만나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금강변과 전월산, 정부세종청사 등 주변 경관을 만끽할 정도로 맑았지만, 기온이 떨어지면서 안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역 경계선을 넘어서자 다른 세상에 온 것 처럼 안개가 많이 끼어 놀랐다”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앞차와 부딪힐 뻔해 안전운행 모드로 차를 운행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세종시가 부여와 함께 중부권에서 안개 다발지역으로 꼽히면서 운전자들이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지역에 익숙치 않은 운전자들은 세종의 짙은 안개에 거북이 운행을 하는가 하면, 생각지 못한 상황에 당황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최근 10년간 세종 지역의 안개 발생 일수를 봐도 놀라울 정도다. 연평균 44.8일을 기록해 인근 대전(19.6일)과 청주(26.4일)와 비교해 많게는 2배 이상 높다. 전국평균인 37일보다 7일가량, 충청권 평균(39일) 보다는 5일 정도 안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로 기온이 서서히 떨어지는 9월부터는 안개 발생 빈도가 높다. 월평균 3.7일 발생하는 안개는 9월 6.4일, 10월 11일, 11월 6.4일, 12월 3.6일 등 대부분 동절기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안개 발생 빈도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회안전행정위원회소속 권은희 의원(국민의당, 광주 광산구을)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7개 지방경찰청별 안개 발생 시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안개 취약구간 교통사고 건수가 전년대비 39.2%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자체별로는 인천ㆍ충남이 208건(2015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경찰청이 세종을 관할하고 있어 이 수치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세종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안개 발생 빈도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게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구도심인 조치원과 달리 신도시인 행복도시는 금강변과 인접해 있고,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축구장 62배 크기의 국내 최대 규모의 호수공원이 있어 기온이 급감하면 이들 수원에서 많은 안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역의 안개 발생은 최근 기상 변화와 낮과 밤의 심한 기온차가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제대로 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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